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 소설, 잇다 1
백신애.최진영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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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간절하게 원하는 건 바로 이런 것.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보고 웃는 것. 비슷한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것. 나에게 기쁜 마음을, 성실한 마음을, 힘든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 그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인생을, 외롭고 불안한 하루하루를, 망하고 계속 망할 뿐이라는 평범한 삶을 기꺼이 살아갈 수 있다.
(229p,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

‘소설 잇다’ 시리즈의 시작은 백신애와 최진영 이었다. 나에겐 생소한 이름이었던 백신애 작가는 하룻밤 만에 희갈겨 쓴 단편으로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가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일제시대를 겪은 유학파 신여성으로 책에는 #광인수기 #혼명에서 #아름다운노을 까지 총 3편의 대표작이 실렸다. 이 중 아이가 있는 삼십 대 여인과 십 대 소년의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을 이야기한 ‘아름다운 노을’은 시대적으로 충격적인 소재였을 듯 싶다. 아주머니로 불리는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생생하다.

그리고 이 소설과 이어진 최진영 작가의 소설 #우리는천천히오래오래 는 현대버젼답게 매끄럽게 전개된다. 서로에게 끌리는 순희와 정규의 대사와 행동이 풋풋한 커플처럼 느껴져 나이 차이같은 건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 데이트 약속을 잡고 설레는 두 사람에게 우주의 기운이 불어오길.

이렇게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학적인 시도 너무 대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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