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 인생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위기철 지음 / 청년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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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민.. 이름도 예뻤지만 하는 짓도 놀라웠다. 열아홉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꼭 우리부모 세대의 어린왕자 같았다. 산동네에서 살지만 현명한 부모덕에 아이는 밝게, 크게 자랐을 것이다. 가난에 대해 부끄러워 하지 않고, 이웃에게 베풀며 열심히 살아가는 전직 깡패 아버지와 아버지와 다르지 않은 현명한 어머니. 학교를 가지 않은 여민에게 학교를 가지 않아 그로 인해 느낀점과 배운점을 듣고 벌을 감해주는 어머니의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신기종, 장우림, 윤희, 골방철학자, 오금복, 검은제비, 월급기계, 토굴할매.. 모두가 나의, 우리모두의 어린 시절에도 있었을 것이다. 아홉살 같지 않은 아홉살의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를 비춰본다. 난 누굴까?

[우리네 인생살이에는 종종 느닷없는 행운이나 불행이 찾아오곤 한다. 그리고 그것은 느닷없이 우리 삶을 뒤흔들어 우리를 전혀 다른 존재로 바꾸어 놓기도 한다. 우리는 바로 이 때를 조심해야 한다. '에전의 나'와 '느닷없이 바뀌어 버린 나' -어느쪽이 진짜 나 인지 혼란에 빠져 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날 배운 인생-오늘 우리는 창 넓은 찻집에서 다정스런 눈빛으로 천천히 살아온 나날처럼 따뜻한 커피를 우아하게 마시지만, 내인은 돼지처럼 뚱뚱한 수사관에게 끌려가 곰팡이 냄새 푹푹나는 지하 밀실에서 똥오줌 질질 싸며 고문을 받을 수도 있다.
험상궂은 세상의 낭만이란, 허망하게 깨지기 쉬운 마른 낙엽같은 것...빠작]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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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1 - 제1부 격랑시대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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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조정래 였다. 아까웠다. 한장한장 책 넘어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위정자들의 횡포와 부패에 죽어가는 민중들이.. 분노했다. '반공', '재건'의 이름하에 저질러지는 만행들이.. 부러웠다. 가슴아프게 절실한 사랑이.. 놀라웠다. 작가에 의해 다시 태어난 우리 부모님의 과거가.. 어처구니 없었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는 정치 현실이...

이 모든 느낌이 교차했다. <태백산맥>과 <아리랑>에 비해 읽기가 훨씬 수월했음은 시간적으로 가장 가까웠음이어서 일까. 또한 30여년이 지났지만 정치하는 넘들은 지금과 똑같았고 있는 넘은 더 채우려 하고 없는 넘은 서럽게 죽어가는 것도 똑같았다.

GNP1만 달러 시대. 책에서는 상상속의 시대가 현재다. 과연 1천달러 시대화 뭐가 달라졌나. 노동자들의 권리? 복지? 노조설립의 자유? 국가보안법? 참 허탈하다.

이 책에서는 경제 발전의 허울속에 박정희가 우상화, 신격화 되는 것이 얼마나 우습고 어처구니 없는가를 당시 경제 발전의 진짜 주역인 우리 민중들의 모습으로 보여 주고 있다. 가발공장, 재봉질 시다, 똥쟁이, 조폭, 스텐레스 공장, 술집, 월남전, 사우디, 넝마주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버지의 서광으로 정계에 진출해 부끄러운줄 모르고 고개 빳빳히 들고 있는 누군가와 박통의 충견들.. 그들은 과연 그들을 살찌우고 채운것이 누구 라고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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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박경민 옮김 / 한겨레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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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선물.. 하도 유명한 책이기에 언젠가 읽어야 겠다고 하던 차에 읽게 되었다. 아이들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감정적이지 않고 인자한 아버지.. 궁금해 하는 것은 숨기지 않고 설명해주고, 결코 부끄럽지 않은 도덕적인 양심적인 삶을 살고자 했던 아버지 애티키스..

1930년대 였지만 여전히 흑백 차별이 심한 미국의 모습일 실감나게 그려졌다. 또 공포스럽고 수다스런 이웃들의 모습에서 마치 영화 '식스센스'나 '디 아더스'의 반전까지 느껴졌다. 스카웃 이라는 어린 아이를 주인공으로 관찰해 가며 진행되는 내용이었지만 주인공의 감정변화나 상황등이 가끔은 우리문화와 달라 난해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제목이 왜 '앵무새 죽이기' 일까? 그것을 도저히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히 작가의 의견에 동감하는 것은 작가의 말처럼 세상엔 4부류의 인간이 산다는 것이고 지금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젬과 그 이웃들로 이뤄진 보통 사람들, 숲 저쪽에 사는 커닝햄 같은 사람들, 쓰레기 더미에 묻혀 사는 이웰 부류 사람들, 그리고 흑인들..보통사람(물론 이를 가장한 뭔가 있는 사람), 지극히 개인주의적이고 방관적인 사람, 이기적이며 비양심적인 사람, 그리고 지극히 핍박받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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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무너지지 않는다
신지호 / 지식공작소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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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97년 경이었을 것이다. 잠수함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 했다. 거기다 '탈북자', '꽃제비', '인육매매' 등 북한의 경제난이 심각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여기저기서 북한 붕괴론이 터져나왔다. 당시 학생운동은 '연대사건', '이석사건' 등으로 침체 , 비낭위기에 몰려 있던 상황이었고 북한 돕기를 위한 민간차원의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한편에서는 '어차피 망할 나라'라며 뒷짐을 지고 있었다

그 당시 이책을 발견한 나는 제목을 보고 놀랐다. 내용이가 그렇다 치고 책의 대부분을 짐작케하는 제목. 그것도 저자가 알려진 친북적 인사라던가 일방적 논조를 펴대는 것 같지도 않았다. 하지만 당시엔 별 생각이 없었던 책이 몇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아!' 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

저지안 시게무라는 자신의 직업인 기자에 맞게 객관적인 관점을 가질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 한반도 문제를 '운동론적 관점'(무언가 정치적 목적에서 한반도 문제를 말하는 것)에서 보는 것을 경계했고, 북한 문제를 '추리소설화'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자신의 모국인 일본에서 '한반도 문제를 지역적 시각이 아닌 국제적 시각으로 바라볼 것'을 충고했다.

내가 보기엔 저자도 어떻게 보면 공미적이고 보수적인 사람일 듯 했다. 그래도 기자로써 동북아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사람이어서 인지 동북아 관련 정세를 다양하게 저술했다. 여러 부분에서 저자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외국인 으로서 한반도 문제를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바라보려고 했던 저자의 노력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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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년, 정복은 계속된다 이후 오퍼스 2
노암 촘스키 지음, 오애리 옮김 / 이후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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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리나라에서 어떤 만행을 저질렀던가. 45년 해방에서 현재 까지도 미국은 우리나라를 손아귀에 넣고 주무르고 있지만 우리는 그들의 실체를 알면서도 안다고 말하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듯이 잘살고, 민주적이고, 개방적이며, 넓은 땅 미국.... 아메리카 드림은 여전히 우리 의식속에 박혀 '원정출산'까지도 감행하고 있는 현실이다. 사실 대학에 가고 우리역사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미국이 두려워지고..그 가공할 만한 힘을 가진 배경이 궁금해졌다..

이 책에서 촘스키는 미국의 만행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행해 졌음을 수많은 증거들과 함께 폭로(?)하고 있다. 아니 이미 알려졌지만 은폐되고 묻혀버렸으므로 폭로가 아닌 고발이겠다. 라틴아메리카,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 동유럽, 아프리카... 미국의 마수가 뻗히지 않은 곳이 없었다.

세계 곳곳의 독재자의 배후에는 미국의 지짖와 무기밀매가 있었고 독재자를 비호하는 대가로 그 나라 경제를 미국에 종속시켰다. 현재 경제난에 허덕이는 많은 나라들,특히 브라질,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의 나라들 모두 미국의 마수가 뻗힌 곳 들이다. 겉으로는 인권과 민주를, 자유를 이야기 하지만 결국은 '미국민 제일주의', '미국인을 위한 자유' 인 것이다. 그 추악함에 치가 떨린다.

중요한 것은 그런 미국은 지금도 핵문제니 뭐니 하며 많은 나라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그들은 어디까지 정복할 참인가! 전 세계가 미국, 아메리카가 될 때까지 인가!

처음에는 다소 생소한 어휘에 읽는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 행한 미국의 만행을 꼬집는 촘스키의 비판에 통쾌함이 느껴졌다. 그는 그 자신도 미국인 이지만 미권력가들의 야만적이고 지극히 이기적인 정치,경제,문화적 관점에 일격을 가했다. 놀라운 것은 그 어조가 아주 차분하다는 것이고 그 누구도 인정할 만한 명백한 증거들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언어학자로 세계적 석학의 대열에 섰지만 학자가 아닌 지성인의 한 사람으로 세상을 바로 보려는 그의 노력과 활동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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