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사랑과 사회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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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여자가 성공하는 시대. 남자나 가족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는 이제 우리 엄마들 시대 얘기가 아닌가 싶다. TV에서도 잡지에서도 이제는 여자들에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기적이되라고 노골적으로 말한다. 내 또래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바람난 남편과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세월을 보내는 ‘꽃보다 아름다워’의 착해빠진 고두심보다는 ‘ 천생연분’의 황신혜처럼 때론 좀 얄밉다 싶을 정도로 제멋대로지만 결국은 일도 사랑도 손안에 넣고 사는 삶을 원할 것이다.

나쁜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정이현의 <낭만적 사랑과 사회>에 등장하는 여성들은사회적 성공을 위해서 낭만적 사랑을 포기한다. 7편의 단편중 어디에도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는 여자는 없다. 더 나은 조건의 남자를 만나기 위해서 자신의 처녀성을 사수하고 그것을 무기로 베팅하는 여자, 직장상사와의 불륜관계를 발판으로 승승장구하는 여자들이 있을뿐이다.

정글과도 같은 이 사회에서 먹이감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강해지고 아름다워져야 한다고 그녀들은 말한다. 나 역시 강해지고 아름다워지고 싶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낭만적 사랑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사회적 성공과 로맨스, 두 가지를 다 바라는 것은 비현실적인 과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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