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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예술 - 스케치로 내 삶에 예술을 들이는 법
니샨트 자인 지음, 김가원 옮김 / 책장속북스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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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는 미국으로 이민 간 인도인이다. 낯선 타지에서 그곳을 관찰하고, 자신과 닮은 사람이 없는 그곳에 그림 연습을 한단 이유로 적응해나갔다.

누군가에게 청탁을 받고 그리는 그림이 아닌, 순수하게 그림을 그리며 즐거워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며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작년부터 드로잉 동아리를 하게 되면서, 매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처음엔 무얼 그리지? 나처럼 재능 없는 사람이 그림을 그려서 올려도 되나 했다.
그렇게 꾸준히 올리다 보니 지역 축제에서 전시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동안 그렸던 드로잉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 퀄리티 있는 작업을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작업한 끝에 전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때부터였을까, 의무적으로 그릴 뿐 즐거움을 느낄 수 없었다. 무엇을 위해 그림을 그리는 지도 갈피를 잃었다.
그러는 와중에 작가가 말하는 게임을 하듯 하루하루 그려 나가는 것, 내가 관심 있는 것들을 나라는 필터를 통해서 표현해 보는 것 자체라는 세상이 어떤 건지 궁금해졌다.
예술은 문자와 언어보다 앞서 존재했다. 한가한 시간에 끄적이는 낙서 속에, 우리가 흥얼거리는 노래 속에, 가볍게 던지는 농담 속에, 오늘 입은 옷차림 속에, 그리고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 수많은 자기표현 속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p.133
때론 이유 없이 답답한 것과 우울감으로 삶이 재미없게 느껴지기도 할 때가 있다. 그래서 작은 무선 수첩을 들고나가 짬 날 때마다 스케치를 했다. 그리고 어느새 내 입가에 웃음이 번져 있었다.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되면서 하나의 고질적인 병을 얻는다. 마법 같은 미지의 것 대신 확실한 것을 선택하는 병 말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얻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되곤 한다. 즉 분명한 투자 대비 수익이 보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그 결과,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시도는 줄어들고, 새로운 발견의 순간도 함께 사라진다. 우리가 마주하는 세계는 점점 작아지고, 사고의 폭 역시 그만큼 좁아진다.
p.140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것이 당장 수익을 내려고 하는 건 아니다. 이건 내가 회사를 10년 이상 다닐 수 있었던 것도 그날 하루하루 출근에 충실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과 같은게 아닐까. 만약 내가 처음부터 10년 이상 다닐 거야 생각하고 했더라면 그 일은 불가능했으리라.
게다가 그림이나 글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더 즐겁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잊고 지냈던 자유로운 끄적임이 그림이 된다.
내 삶의 배경이었던 풍경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