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예뻤을 때
공선옥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인생에서 가장 예뻤을 때. 그때가 언제인지를 생각해본다. 공선옥의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는 스무살. 그 스무살의 해금이와 친구들을 가장 예뻤을 때라고 정의한다. 그러고보니 지금의 내 나이가 딱 스무살이다. 소설 속 해금이와 친구들이 가장 예뻤고, 지금 현실 속에서 '내'가 가장 예쁠 스무살. 이 스무살에 해금이와 친구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예쁜지도 모르고, 얼마나 예뻐야하는지도 모르고 치열하게, 슬프게,가슴이 터질듯하게. 그렇게 살았었다.



아홉송이 수선화의 멤버들. 그러니까 해금이와 친구들이 살았던 그 시절. 개인적인 고민과 방황과 그 나이때 그 순수함이 묻어난 가슴아픔을 느끼기에도 벅찰 그 나이에 해금이와 친구들은 자신들의 잘못도 아닌채. 시대적인 불운과 너무도 어두웠던 사회현실 속에서 각자 각자의 아픔으로 그 시절을 살아간다. 해금이와 정신이, 만용이, 승규, 승희의 시점이 교차하며 그들이 어떻게 그 시절을 살아왔는지, 어떻게 방황해왔는지, 그리고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쳤는지. 역설적인 그 아프고 아름다운 과정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 청춘의 시절. 청춘이 청춘을 사랑하고 청춘이 청춘의 사랑을 받을. 서로가 사랑하고 함께 웃어도 모자를 그 청춘에 무척이나 잡초같이 살아야했던. 슬퍼야만 했던. 해금이와 친구들이 더 아름다워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 지금은 부재한 젊은이로서의 사회의식과 책임감, 부조리를 외면하지 못하는 정의감, 시 한 줄을 읽어도 가슴이 녹아버릴듯했던 그 순수한 정신과, 딱 스무살다운 열정과 꿈이 살아있는 그들이였기에. 그들이 아름다웠을거라 생각해본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을 읽는내내 웃다가도 눈물이 나려고 하고 기쁘다가도 가슴한켠이 뻐근해오는 그 설명할 수 없는 마음들이 교차하며 지나갔다. 시절은 다르고, 시대는 다르지만 나는 그들과 똑같은 스무살을 살고있는데 난 대체 뭐하고 있는것일까 나를 뒤돌아보며 다시한번 해금이과 친구들을 생각해본다. 채 피어보기도 전에 졌던 꽃들도 있었고 꽃을 피우기 위해 치열하게만 살아했던 그들. 그들이 너무 예쁘고 너무 자랑스러워진다. 그리고 '나'가 가장 예쁠 지금의 내가 그들처럼 아름답고 예뻐지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무엇을 생각하고, 아파하고, 사랑하고, 기억해야하는지 생각해본다. 그들이 나에게 남겨준 숙제가 풀릴때까지 내 가슴 한켠에 해금이와 친구들을 간직해야만 할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