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 - 구혜선 일러스트 픽션
구혜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탱고」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처럼 매혹적이고 신비한 소설이다. 사실 처음에는 이 책 그러니까 작품 자체에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구혜선'이라는 '작가'에게 더 관심이 가서 읽게된 책이다.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재능을 보이는 그녀의 소설은 어떨지 궁금함을 가지고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점은 이 소설을 작품성을 따지기 전에 사랑에 대해 꽤 진지하게 고민하고 사색한 그녀의 정성과 흔적들이 소설 곳곳에서 느껴진다는 점이다.

나는 이 소설을 성정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장 한장 읽어가며 '연'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랑에 서툴렀고 서툴렀기에 최선을 다했지만 이별이라는 종착점에 왔을때 '연'이 느꼈을 그 고통과 절망감을 적나라고 솔직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그녀는 혹독한 이별식을 치르고 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이제는 진짜 성숙한 사랑을 위해 한층 더 정신적으로 소통되는 사랑을 위해 그녀는 노력한다. 이렇게 사랑하고 이별하고 또 상처받고 고민하면서 그녀는 진짜 사랑이 뭔지 하나하나 알아간다. 그녀의 정신적 성숙도가 책을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깊어져가고 있었다.


 
탱고. 종운과 나는 발이 맞지 않는 탱고를 추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서로의 발을 밟고 고통을 참으며 계속 춤을 추었기에 우리의 발은 너무 상처 입었다. 우리는 단순한 문제로, 되풀이되는 권태로 서로의 발을 괴롭힌 것만은 아니다. 감당하기 힘든 바람이든 치명적인 배신이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의 마음속에 내가 없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잘됐다. 오히려 정리가 쉬워질 것만 같다. 집에 돌아오는 길, 나는 힘없이 주저앉아 펑펑 소리 내어 울었다. 사람들이 나를 본다. 술에 취한 줄 알겠지. 또는 돈을 잃어버렸다든가 남자에게 바람을 맞았을 거라 생각하겠지. 하지만 나는 그보다 더 지독한 것을 겪고 있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이별, 그것은 너무 지독하다. (p.127)


솔직히 이 소설은 재미가 없었다. 긴장감도 없었다. 하지만 탁월한 심리묘사나 심적변화가 꾸밈없이 솔직히 드러난다. 그 속에서 우리 20대의 모습을 꾸밈없이 담백하게 보여준다.

탱고. 왜 제목이 탱고일까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답은 쉽게 해결됐다. 정말 사랑은 탱고인지 모르겠다. 서로의 발이 맞아야, 누군가가 빠르면 빠른데로 맞춰주고. 누군가가 느리면 느린데로 맞춰주는 서로의 대한 배려와 마음이 있어야 지속할수있는 그런 탱고인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