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길을 걷다 하루, 쉼 1
김종민 지음 / 밝은미래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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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길을 걷다




출 ㅡ 밝은 미래
글•그림 ㅡ 김종민





한 편의 시를 만난듯 잔잔한 감성 에세이.
나는 제주를 한 바퀴 돌고 온 느낌이다.
오늘 도착한 책들 중에 유독 이 책에 손이 간다.
요즘 묶여 있지만,
연처럼 훨 날아가고픈 나는
이 책이 나를 바람의 제주로 데려가 주었다.
제주의 바람은,
제주의 꽃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더라.
타 책에 비해 종이가 두터워 넘기는 내내 기분이 좋다.
넘길 때 마다 나오는 꽃들이
나를 향기에 취하게 하였고,
책에서는 풍기는 꽃향기에 빠져 늦 오후 행복해진다.
오늘 기분이 꽝인 내게 자연의 꽃향기를 선물해준다.
표지에서부터 핑크와 쑥색의 매치가 그렇게 이쁠 수 없다.
꽃 밭에 앉아서 소녀는 꽃을 응시하고 있다.
그런 소녀를 지켜보는 새들.
새들은 수국 위에 앉아 그들만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소녀가 들려주는 이야기,
새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어떨지 궁금해진다.
책을 읽고는 작가가 그린 저 꽃이 클로버인 줄 알았다.
어렸을 때 반지나 팔찌를 만든다고 뜯었던 그 토끼풀.
조천읍에서 본 그 클로버를 소녀는 한참이나 보고 있다.
작가가 이 곳 제주에서 꽃을 그린 이유도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도
책을 읽으면서 조용히 느껴졌다.
꽃이 걸어오는 소리를 담은 제주.
제주를 매 년 자주 다니는 작가는 자신이 좋아했던 곳들을 담아 그려내었다.
13곳의 제주도에서 만난 18개의 꽃과 식물을 담고 있다.
사계절의 제주 풍경과 어우러지게 그려진 꽃들은
나에게 제주를 다시 가고프게 만들었고,
제주의 꽃향기에 흠뻑 젖어들었다.
봄•여름의 어지러움에서 자신의 시간을 찾아가고,
가을자락에 고요한 적막 안에 들리는 풀벌레 소리로
소녀는 안개와 함께 긴 시간을 버티고 있다.
자신의 무게를 하나씩 내려놓으며 올라서
자신의 숨어 있는 꿈을 그렇게 조심히 키우고 있다.
겨울의 동백꽃은 함박 피어 노래하고,
떨어지고 피우는 시간이 쌓여
나이테는 두터워지고
가지는 성숙해져
툭 툭 겨울을 꽉 물고 피어난다.
그러다
문득,
봄이 오듯 소녀에게도 봄이 온다.
소녀가 걷는 모든 시간이
꽃, 길로 피어난다.
나도 나의 꽃을 피우길 바라며,
나의 꽃, 길을 걸어 보길 바라며,
나의 꽃을 조용히 기다려 본다.





이 책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밝은 미래 출판사에서 도서 선물을 받았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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