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역사도 단군의 건국신화에서 출발했듯이, 중국의 역사 또한 발원점은 신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삼황은 인류의 문명을 만든 3명의 통치자(복희씨, 신농씨, 수인씨)를 의미하고, 오제란 삼황의 업적을 발전시킨 5명의 임금(황제, 전욱, 제곡, 요, 순)을 의미합니다.
삼황오제 시대 이후, 홍수를 막고 치산치수를 정비한 우(禹)가 하(夏)나라를 세웠고, 선사시대 이후 비로소 통설적으로 역사로 편입된 탕왕이 세운 은(殷)나라 (보통 상(商)나라라고 칭하기도 합니다)가 시작되면서 중국에서는 본격적으로 갑골문자로 기록된 역사시대가 시작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는 삼황오제 시대와 하은주나라 시대의 이야기가 더욱 흥미를 끌었습니다.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중국의 건국설화이기도 하거니와 새롭게 알게된 고사성어의 유래도 재미있었습니다. 또한 서양의 탄생 설화와 중국의 신화를 대조한 대목이 눈길을 사로 잡았습니다. 중국은 천운을 따른 반면, 서양 로마의 신화는 피로 얼룩진 설화이기 때문입니다.
역사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는 말이 있듯이, 과거를 통해 현재를 비춰보는 거울이자 미래의 좌표를 설정하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이를 통해 현실에서 최적안을 찾을 수 있는 실용주의의 성격을 띠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아시다시피, 드넓은 면적과 거대한 인구로 인해 55개 민족이 모여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저자는 중국통(通)답게 흉노를 비롯한 소수민족의 역사에도 정통하고, 그 시점의 서양사와 시대흐름을 함께 아우르는 해박한 지식에 책을 읽는 내내 감탄할 따름이었습니다.
밀착할 수도 배척할 수도 없는 불편한 이웃, 국제 무역에서 우리나라 수입 비중 1위이자 세계 군사력 3위의 위상을 가진 거대한 공룡인 중국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중국의 역사와 시대정신을 올바로 배우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합니다. 이상으로 저의 백 스물 여덟번째 서평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