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내숭
김현정 지음 / 조선앤북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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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란 글자를 통해서 저자의 생각을 마음을 엿볼수 있는 공간이다. 그 이해를 돕기 위해서 그림이나 사진을 함께 보여주기도 한다. 언제나 눈은 글자에 중심을 두고 있고 머리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는 즐거움에 책을 더하게 된다. 그렇지만 오늘 만나는 이 책은 글자가 중심이 아니라 삽화처럼 꾸며진 그림이 중심에 있으며, 그림속에 담겨진 이야기를 혹여 독자 아니 관람자들이 이해하지 못할까봐서 글자로 그림을 설명해주고 있는 느낌이다. 머리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 아니라 상상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도록 지도를 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일상생활을 하면서 문득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어색하거나 너무 멀리 있게 느껴진 적이 있는가? 바로 그 순간을 절묘하게 그려내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눈에 흠잡히지 않으려고 자신을 잃어가는 모습.. 그 때문에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고 그런 정체성을 찾아야 하기에 한복을 입은 여인이 높은 하이힐이나 스쿠터를 타거나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드러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은 타인의 눈에 비친 내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본인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것은 아닐까?

페이지를 넘길수록 글자보다는 점점 더 그림에 빠져들게 되고 그림을 한참이나 본 이후에 글을 읽어내려가게 된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마치 작은 전시회에 들러서 그림을 보고 그림의 설명을 듣고 다음 그림으로 넘어가는 느낌이랄까? 그러면서도 전혀 지루하거나 어색함없이 "맞아. 그런때가 있지. 정말 그럴걸"하면서 속으로 맞장구칠때가 많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놓쳐버리는 작은 순간순간들을 콕 집어내는 작가의 뛰어난 감수성 때문일 것이다.

힘들고 지쳐간다고 느껴질때, 뭔가 새로운 것이 없을까 고민스러울때 아무 생각없이 이 책을 펼쳐보기를 권해주고 싶다. 지나면서 무심코 넘겨버렸던 작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리속을 스쳐지나가면서 입가에 슬며시 미소지을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 온몸에 새로운 힘이 생기는 느낌이 들것이다. 마음의 힐링을 얻을 수 있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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