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떠나는 서양 미술 기행 - 세계 최고 명화 컬렉션을 만나다
노유니아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비행기 타고 두시간이면 날아갈수 있는 나라 일본. 참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나라이지만 현대사의 비극으로 인하여 어딘지 모르게 앙금이 남아있는 일본. 그러기에 언제나 가까운듯 하지만 멀리있는 일본이다. 그렇지만 세상도 많이 변하여 많은 사람들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지만 대부분 고궁, 맛집, 자연풍광, 스포츠, 놀이동산, 쇼핑으로 짜여진 관광이다. 물론 출장으로 간 일본에서 짜투리 시간을 내어서 주변을 둘러보는 여행도 있겠지만, 처음부터 관광을 목적으로 시작한 여행은 많은 사람들이 비슷비슷한 여행에 인증샷 찍기에 여념없는 여행이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들어서 여행지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힐링 여행이 조금씩 주목 받고는 있지만, 여전히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고 즐긴다"는 말이 있듯이 일본으로 떠나는 여행에 색다른 즐거움을 더하기를 바란다면 "일본으로 떠나는 서양미술기행"을 펴보시기 바랍니다.

일본에서 서양미술이라니 조금 의아한 느낌이다. 프랑스 하면 오르세미술관이 떠오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일본에서 그 어떤 미술관이 머리속에 떠오른 사람은 그 방면의 전문가가 아닌 다음에는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미술관과 소장품의 목록을 보는 순간 입을 다물수 없다. 개인 소유에서 국가 소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술관에 제각각 특성을 살린 미술관이 일본에 그렇게 많다는 것이 그저 놀랄뿐이다. 특히 문턱이 높은 갤러리라기 보다는 휴양형 리조트와 결합하여 친숙하고 즐거운 형태의 미술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은 더욱 놀랍고 부럽기까지 하다. 여러번 일본을 다녀왔지만 한번도 미술관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지 못한것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이 책에 소개된 미술관들이 다를 제각각 멋들어진 특징을 갖추고 있고, 방문해보고 싶은 장소들이다. 미술을 전공하는 사람들이라면 미술품의 가치에 따라서 방문하고 싶은 미술관들의 우선순위가 달라질수도 있겠지만, 순전히 개인적인 입장에서 가벼운 여행객으로 꼭 가보고 싶은 미술관을 몇개만 살펴보자.

하코네의 폴라미술관이 그 첫번째가 아닐까 한다. 하코네라고 하면 온천여행지로 유명하기도 한 도쿄 근교의 도시이다. 폴라미술관은 국립공원내에 위치하며 자연경관인 숲에 어울리게 아니 숲의 일부가 되도록 설계된 미술관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폴라미술관은 숲의 바다에 작은 외딴섬처럼 보일뿐이다. "자연과 미술의 공생"이라는 미술관 컨셉과 너무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현대인들이 숲속 정원을 가진 호사를 누릴수 있으리라는 것을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시코쿠의 도쿠시마 현의 오츠카 국제미술관은 색다른 개념의 미술관이다. 미술관하면 당연히 유명화가들의 진품 걸작이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서 명성이 결정될것이라 생각하지만 오츠카국제미술관은 진품이 하나도 없다면 믿어지는가? 모두 모작이지만 진품과 크기는 동일하다. 다른 점은 모두 도자기 위에 모작으로 재탄생했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유명한 작품들이 한자리에 다 모여있을 뿐만 아니라 도자기이기에 만져보고 사진찍는 것까지 자유롭다고 하니 일반대중에게 훨씬더 가까이 다가선 미술관이라 생각된다. 특히 유럽의 천장화는 도자기로 같은 크기로 만들어서 건물의 홀까지 그대로 복제를 해 두고 있으니 짧은 순간이지만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을것 같다.

꼭 어느시대 어떤파의 작품으로 무엇을 주제로 그렸는지를 학술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미술학도로서의 미술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눈을 키울수 있는 그런 미술관들이 다양하게 있다는 점이 부러울뿐이다. 또한 진품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색다른 시도들을 하는 미술관이 많다는 것 또한 특색이 있다. 즐기는 미술로 승화해나가고 있는 이러한 미술관의 모습을 가까운 일본에서 느껴보고 장점이 더 있어보인다면 우리의 실정에 맞게 받아들이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주변의 미술관을 여정에 넣어둔다면 여행의 색다른 즐거움을 하나 더 챙겨올 수 있을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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