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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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9살 주인공 스카웃 핀치의 눈을 통해서 바라본 세상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오빠의 팔이 부러진 것에서 이야기에서 출발하여 다시 그 시점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이야기이다. 흑인이 차별대우를 받던 그 시절, 백인 소녀의 눈에 비친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일 뿐이다. 그렇지만 딸이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아빠와 또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고모와의 관계속에서 스카웃은 조금씩 성장하지만 여전히 어린 나이로 이해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복잡할 따름이다.

이웃집에 살면서도 외부출입을 극도로 삼가하는 "부 래들리"는 주인공과 오빠 그리고 친구 딜에게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이웃이지만, 동시에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주위의 어느 어른도 전후 사정에 대하여 아무런 설명은 하지 않은채 그저 이웃으로 존중하고 내버려 두기를 바란다. 하지만 마을에 큰 일이 생기면 언제나 함께 도와 해결하는 모습을 보인다. 단지 아이들의 눈에만 보이지 않을 뿐이다.

이런 마을에서 주인공 아버지의 직업은 변호사인데, 억울한 누명을 쓰게된 흑인의 무죄를 위한 변호를 맡게 되면서 아이들은 백인 사회에서 놀림을 받게 되면서 아버지와 갈등과 화해를 거듭하면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주인공 집의 가정부로 일하는 "캘퍼니아"는 흑인이지만 주인공의 집에서는 엄마의 역할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사회의 다른 부분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

재판과정을 통해서 누명을 쓴 것이 확실하지만, 백인 배심원들에 의하여 유죄 선고를 받게 된다. 그러면서 여지껏 지녀온 가치관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오빠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지만, 정작 주인공은 상황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오히려 독자들로 하여금 더 깊이 생각하고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어 준다. 주인공 아버지는 상소를 통해서 누명 쓴 흑인을 구명하려고 하지만 그 흑인은 수감되어 있는 동안 탈출하려다가 총에 맞아 죽게 되는데, 이 또한 과잉진압의 의문의 여지를 남긴다.

이렇게 일이 마무리 되어가던 중에 흑인을 변호하면서 자신의 가난과 무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백인은 주인공 아버지에게 앙심을 품고 그 아이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은 다치고 오빠는 팔이 부러지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단편적으로는 평등을 국가 건립의 기초로 하고 있는 미국이지만, 그 적용의 범위가 백인 남자에 한정되고 유색인종이나 여자와 아이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또한 같은 백인이지만 주류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난과 무지속에서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부분을 꼬집고 있는 반면, 흑인 사회로 온몸을 던져 융화하려는 또 다른 인물들을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할지를 깊이 생각하게 해준다.

인종차별이라는 내용을 표면에 내세우고는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 약자가 배려받지 못하는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혀 어색함없이 다가오고 있다. 특히나 9살 어린이의 눈에 비친 모습으로 9살 소녀의 언어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중고등학생이 읽어도 전혀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아니 시험성적에 급급한 아이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행동해야 할지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해보는데 최고의 책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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