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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멍에 ㅣ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3
홍상화 지음 / 한국문학사 / 2015년 4월
평점 :
40대의 어릴적 친한 친구의 딸로부터 전화를 받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친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유명 건축가가 되어서 의사 집안의 미모의 아내를 만나서 유복한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렇지만 갑작스런 그의 딸의 전화로부터 친구는 이혼을 하게 되었고, 미국을 이미 떠나 한국에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자신의 기억속에는 친구의
아내는 의사집안의 딸로 미모의 소유자이며 훌륭한 내조를 하는 아내로 기억하고 있는데 전화로 듣게된 현실과의 차이에 혼란을 격지만 결국은 친구의
아내와의 통화로 다시금 확인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유복한 가정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곳에서 탈출한 친구의 저의를
이해하기 위하여 서울에서 친구를 만나게 된다.
친구 승혁을 만나서 듣게된 이야기는 일상에서 도피를 위한 거짓말로만 다가오며 주인공인
대식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승혁과의 만남을 이어가면서 승혁의 내면에 감춰진 욕망을 알게된다. 일상의 평온함 속에서 안정을
추구하고자하는 보통사람의 욕망에서 벗어나 자신이 진정 추구하고자 하는 것을 찾아서 현재의 안전한 울타리를 부수고 나와서 야생의 대지로 새로운
것을 찾아러 나가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혼자만 품고 있어야 하는지 아니면 친구의 아내에게 다시 알려야 하는지 고민하지만,
친구의 아내가 친구를 오해하지 않도록 알려주기로 결심하고 자신이 느낀것을 알려준다. 그러나, 친구의 아내는 오히려 친구의 그런 모습을 열정을
찾아서 떠난 사람으로 인정하기보다는 가정을 버린 비정한 사람으로 단정해 버린다. 사회생활과 자아 실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남자의 모습과
자신의 테두리를 지키려는데 더 중점을 두고 있는 여자의 모습의 한 단편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잠깐 이야기가 샛길로 빠졌지만 승혁은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을 향해서 한걸음 나아가고 있고, 중간중간 연락과 만남을 유지하면서 주인공 대식은 자신과는 정반대의 삶을 추구하는 승혁의
삶에서 질투 섞인 부러움을 느낀다.
승혁이 진정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미국에서 성공한 건축가이기에 건축방면에서
자신의 예술성을 드러내는 작품을 창작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제방을 쌓는 곳에서 돌을 쌓는 일을 직접 느끼는 곳에서 출발하고 있다. 어떠한
결말로 소설이 끝맺음하는지는 직접 책을 통해서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예술을 추구하는 사람의 고뇌는 승혁을 통하여 일반인의
삶의 번뇌는 대식을 통해서 간접 체험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그 속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감정의 변화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일고 난 이후에 책을 덮고 다시 본 표지 그림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하이힐에 매달려서 바라보는 세상과 하이힐을 신은 사람이
보는 세상은 무엇이 어떻게 다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