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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만을 보았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5년 3월
평점 :
어릴적 쌍둥이 여동생중의 한 동생의 죽음, 어머니와 아버지와의 결별로 인하여 어머니의
떠남과 더불어 아버지의 사랑의 의미를 명확히 알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주인공은 늘 그러하듯이 자신의 삶은 아버지와는 다른 삶을 살고자 했지만
생활속에서 자신의 행동속에서 그토록 싫어만 했던 아버지의 행동을 발견하고는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인정에 끌린 행동으로 인하여
실직하게 되고, 가족을 이루던 아내마저 떠나는 상황을 맞이한다. 이러한 현실을 끝내고 싶었던 것일까? 아이들을 죽이고 자살을 하려고 하였지만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오히려 아이들에게 지울수 없는 상처만을 남기게 된다.
주인공인 앙투앙은 암으로 죽어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동시에 그 곁에서 함께하는
새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또한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후회를 하면서 현실의 기억을 지우려는 생각이었는지 멕시코의 어느 해변 (어쩌면 주인공에게는
세상의 끝일지도 모르는 곳)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여행객의 삶으로 시작해서 현지의 사람들과 하나씩 어울려가면서 조금씩 정신적인 회복을 찾아간다.
그러던 와중에서 만난 마틸다라는 여성의 견디기 힘든 과거를 알게되고 서로 의지하는 사이로 나아가게 된다. 개인으로 약한 인간이지만 의지하고
모여서 극복하여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주인공으로부터 육체적 정신적 충격을 받은 큰 딸 조세핀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결코
극복할 수 없을것 같은 상황을 하나씩 치유해가는 과정속에서 마음의 변화를 너무나도 잘 묘사하고 있다. 증오에서 이해와 용서에 이르기까지의 변화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뭉클해진다.
결국에는 조세핀이 아버지를 찾아서 멀고도 먼 멕시코 해변으로 찾아가는 것으로 마무리
지어지는데, 그 어떤 이해와 용서를 구하는 말은 없다. 그저 해변가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나란히 앉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아빠와 함께
있던 아이가 "왜 비는 내려요?"라는 질문에 과학적인 대답이 아니라 "랑기누이, 파파투아누쿠 이야기를 하고 대지의 어머니 이야기를 하고 하늘의
아버지 이야기를 하고 그들의 슬픔이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대답해준다. 바로 이 대답을 마지막으로 책을 덮는 순간 가슴 뭉클하게 하는 것은
주인공이 행복한 가정을 꾸리면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바로 그런 이야기이다. 화학자의 아버지가 세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해주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자신이 어릴적 그렇게 듣고 싶어했고, 자신이 친자식들에게 그렇게 해주지 못한 바로 그런 이야기을 세상의 끝에서 다시 재발견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가슴이 저려온다.
행복은 결코 추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