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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인문학 길잡이 - 초보자를 위한 인문학 사용설명서
경이수 지음 / 책비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기술문명이 발전함에 따라 물질적인 풍요로움은 늘어가는데, 풍요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복또한 증가하는 것일까?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고통을 얼마나 감내하면서 살아야 할 것인가? 무엇이 행복한 미래인가? 혹은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에 대한 해답이 바로 다양한 인문고전에 담겨져 있기 때문에 기술문명의 발전속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이 더욱더 커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인문학 고전들은 그 유명세 만큼이나 읽기 부담스러운것 또한 사실이다. 더군다나 이공계열의
사람들이라면 내용에 대한 두려움 혹은 두께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책을 펴볼 시도조차 않게된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그 책을 읽고 이런부분에 나는
공감했고 그 책이 쓰여진 배경이나 시대상들에 대한 설명으로 이해를 도와준다면 시도해보고 스스로 자신만의 감성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에 딱 걸맞는 책이 있네요.
공자의 논어, 장자의 도덕경,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는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본 책들이
아닌가?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등은 다소 낯선 작품이기도 하다. 이 모든 책들에서 저자가 느끼는 바를
설명해주고 있는데, 작은 부분이겠지만 전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서로 상반되는 내용을 대조하여서 스스로의 가치 기준을
세우는 것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 있다.
"강과 바다가 모든 골짜기의 왕이 될 수 있는 까닭은 스스로를 낮추기를 잘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골짜기의 왕이 되는 것입니다. 백성 위에 있고자 하면 말에서 스스로를 낮추어야 하고 백성 앞에 서고자 하면 스스로 몸을
뒤에 두어야 합니다. (도덕경 제 66장)" 이 글에서 누구나 리더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낮추고 구성원들을 섬기려하기 보다 스스로를 높이고 구성원을 지배하려하지 않는가? 이글을 읽느 순간 "라면상무"나 "땅콩 회항"등의 말들이
스쳐지나간다. 아마도 도덕경을 알고 마음을 다스렸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그 사람도 나도 아름다움이나 선을 사실상 모르고 있지만 나는 그보다는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알지도 못하고 또 안다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알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나는 그보다 약간 우월한 것 같았습니다. ..... 그렇게 해서 나는 그와 이 이외의 많은 사람을 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여기서 나온 말이 소크라테스의 그 유명한 "너 자신을 알라"라고 하는데, 전후 사정을 자르고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소크라테스가 우월한 위치에서 마치 아래사람들에게 가르치는 투로 오해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변명에서는 주류세력에 맞선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항변이고 정의에 굴하지 않는 힘없는 시민의 최후의 변론인 셈이다. 스스로 힘든 역경의 길을 거리낌없이 걸어갈수 있는 모습.
자신의 뒤를 따르는 제자들앞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 아닐까?
요즈음 조직의 관리에 관심이 커지다보니 리더십에 관심이 많은데, 인문고전에도 리더의
자세를 드러나는 부분이 이처럼 많다는 점을 새롭게 깨달았네요. 특히 저자의 도움으로 전후 사정을 이해하니 책에 대한 이해의 폭이 훨씬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15개의 책과 저자의 추천서까지 한다면 스무권 남짓인데, 새로운 보물상자를 받은 느낌입니다. 보물상자가 궁금하다면
당장 이 책을 펴 보세요. 삶에 대하여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 책을 통하여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해줘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