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AGA 마나가 2호 - comics artists' creative time and space - the comic of my life
MANAGA 편집부 지음 / 거북이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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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만화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렇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만화와 거리를 두고 있고, 심지어는 자녀들이 만화책을 본다고 한다면 좋아할 부모가 몇명이나 될까? 최근들어서는 학습만화들이 늘어나서 다소 만화책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역시 만화는 소일거리나 시간 때우는데 사용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다보니 만화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시각이 결코 곱지않은 것은 사실이다. "MANAGA" 또한 그저 옴니버스 형태의 구성에 특색있는 만화와 관련작가를 소개하는 정도의 구성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바로 그 순간 "어, 이건 뭐지?"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첫 시작은 만화작가와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기에 인터뷰 장소도 제각각이다. 그러나, 인터뷰의 내용을 보완하기 위하여 만화라는 그림을 끌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창조적인 일을 하는 작가들의 이야기에 가장 사실적인 모습의 사진으로 기막힌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사진에 담겨진 내용과 작가가 그리고자하는 만화의 세계가 절묘하게 잘 어우러져 있다. 현실의 문제를 웃음과 해학의 코드로 승화하는 것을 이야기하려는 것일까?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도 현실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함일까? 그 어느 것이든 페이지를 넘겨갈수록 작가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읽지 못한 작품에 대한 흥미가 더욱 증가한다.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치 신문의 4컷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웃음을 주고 시간을 때우기 위한 만화도 있는 반면 사회와 현실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작가의 목소리를 반영한 만화도 있을수 있다는 것을 짐작케한다. 이전에 가졌던 만화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만화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기회가 되었으며, 만화가 역시 다른 창작활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기억에 남는 것은 김광성 작가의 북촌에 대한 것으로 사실적으로 꾸며진 사진과 작가의 감성이 들어간 북촌의 순간 풍경을 그린 작품은 만화의 세계라기 보다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민화를 보는 느낌이다. 조선시대의 삶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묻어있는 그런 그림처럼 느껴진다. 차한잔을 하면서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림의 이면에 숨겨진 재미난 이야기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올것만 같다. 그저 북촌을 방문했던 사람이건 북촌에 살았던 사람이건 너나 할것 없이 삶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차한잔 즐길수 있는 그런 느낌이다.

어쩌면 만화이기에 가벼이 웃고 넘길수 있는 주제부터 깊이 있는 현실의 주제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고, 어느 것을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몫일 것이다. 선택하기도 전에 내용을 폄하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만화를 통해서 작가와 대중이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분야로 더 확장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지만 너무 싱겁고 가벼운 만화가 넘쳐나는 것은 작가의 문제로 치부하기 보다는 선택하는 독자의 몫이기도 하니, 나 스스로도 좋은 만화를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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