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경제학 - 경제학은 어떻게 인간과 예술을 움직이는가?
문소영 지음 / 이다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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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가 지속되니 경제학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경제학은 결코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학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세속적으로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과는 잘 맞지 않는 학문이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학의 대가가 세계적인 부호가 되는 것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이처럼 경제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경제에 대하여 이야기하지만 결코 부를 가져다 주지 않기 때문에 깊이있게 접근하지도 못하는데, 여기에 더불어 예술까지 가미된 그림속 경제학이라니!! 생소하지만 묘한 호기심을 끄는 제목이다. 호기심으로 시작하여 책장을 넘기면 경제학만으로도 어려운데 미술사까지 한꺼번에 읽게 생겼다는 부담감이 밀려온다. 과연 이 책을 끝까지 읽을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책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어 버려서 경제학과 미술사라는 두가지 어려운 부분을 일반인이 이렇게 재미있게 읽을수 있도록 만든 저자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자본주의니사회주의니 마르크스주의니 등등의 정치적 성향을 띈 경제서적에 나올만한 말들은 명확히 이해하지 않아도 대략 어떤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지 미루어짐작하지만 미술은 전공자가 아닌 다음에야 참으로 그림의 가치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세계 경제 발전에 연동하여서 시대적 배경을 통하여 미루어 짐작하게끔 만들어 주는 설명이 있으니 "교과서에 나온 그림이네" 라는 수준에서 "아! 이런 의미로 해석될수도 있겠구나"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어 준다.

밀레의 "이삭줍기"그림을 여지껏 한가롭고 여유로운 농촌의 마을 풍경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당시 현실에서 가장 빈곤층에 속하는 아낙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탈곡이 끝난 논에서 이삭을 줍는 것을 상징한다고 생각하니 그림에서 묻어져나오는 서민의 애환이 가슴에 턱 하니 와 닿는다. 교과서에 나온 그림이기에 이삭을 줍는 아낙네만을 보았지 그림 뒤편으로 말을 탄 감독관이며 낟가리를 나르는 일꾼들이 있다는 것을 알지못했다. 당시의 사회적인 배경설명을 바탕으로 다시 그림을 보니 그저 한 순간의 그림이 아니라 그 시대의 짧은 영상을 보는 느낌이다.

피카소로 대변되는 추상화는 그저 현대에 와서 미술의 한 장르라고만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예술로 그림은 사진이라는 기술의 발달로 더이상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계가 나타낼수 없는 인간만이 나타낼수 있는 그림으로의 발전은 필수불가결했음을 느끼게 해준다. 기술의 발달이 기술적인 진보에서 끝나지 않고 인간의 감성을 표현하는 혹은 작가의 의지를 표현하는 미술에 그대로 반영되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갤러리에서나 볼수 있는 유명 그림들의 가치와 위대성을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 그려지던 당시의 사회상을 이야기해주면서 작가가 어떠한 의도를 지녔을지 이야기해줌으로써 그림의 이해도를 높여주고 있다. 책의 마지막장을 넘기는 순간 마치 미술관에서 그림을 관람하고 나온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림의 전체적인 분위기 뿐만하니라 돋보기를 들고 세세히 구석구석 뜯어본 느낌이 든다. 경제학 책인지 미술사 책인지 어느쪽이라 칭하기 어렵지만, 나에게는 그 어떤 큐레이터보다 훨씬더 유명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바쁜 일상에서 미술관을 찾을수 없다면 언제 어디서든 미술관과 개인큐레이터를 가질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한단계 더 성장하는 자신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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