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남] 대본영의 참모들

대본영의 참모들 - 일본 군국주의의 광기
위톈런 지음, 박윤식 옮김 / 나남출판 / 2014년 8월

책의 본 제목보다는 부제인 "일본 군국주의의 광기"라는 제목에 더 눈길이 간다. 근현대 동아시아를 전쟁의 도가니로 몰고간 일본 군국주의에 대하여 일본이라는 국가적인 체계를 살펴본다기 보다는 그 군국주의로 이끌고간 당시의 핵심집단인 "참모들"을 살펴본 책이다. 어쩌면 일본이라고 하면 무조건적으로 반일감정의 두드러기를 보이는 한국사람의 입장이 아니라 중국인의 눈으로 살펴본 일본의 군국주의 실상을 살펴보는 좋은 계기가 된 책이다.

중국인의 눈을 통해서 본 책이라고 해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감정을 절대적으로 배제하였다기 보다는 감정을 표현하되 우리의 시각과 조금은 다른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일본을 바라보는 시각은 약자가 강자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무조건적인 피해의식에 젖어서 바라보는 것이지만 저자는 조그만 섬나라 국가가 어쩌다가 강한 힘을 가져서 순간적으로 동아시아에 그 힘을 펼칠수는 있었지만 결국은 그것이 개가 호랑이에게 덤비는 격이라는 뉘앙스가 크다. 조금 일찍 태어난 개가 덩치가 커 갓 태어난 호랑이 새끼에게 덥벼들고 짧은 순간 영역을 지배할 수 있지만 결국은 개는 개의 위치에 만족해야 한다는 것을 은연중에 보여주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기에 더욱더 우리 민족의 한을 더 가슴깊이 느끼게 된다.

아무튼 근현대의 동아시아를 전란으로 몰고간 핵심세력을 군국주의로 똘똘뭉친 일본 육균대학의 참모들로 구성된 대본영의 참모들에 대하여 이들이 이러한 모습을 보이게 된 시대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수많은 양민들에게 전쟁의 상흔을 깊이 새기게 한 이들에게 책임을 따져 물어야 한다는 것보다 이들이 잘못된 길을 걸어가야 하는데 그 어떤 제동을 걸어줄 세력이 존재하지 않았던 사실이 더 안타까울 따름이다. 일본내에서도 오만방자하고 자기만 옳다고 우겨서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켜 "대본영의 참모"라고 한다. 바로 이 사실이 자국민들조차도 이제 스스로 전란의 주범을 바로 보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이 책역시 일본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에 의해 쓰여진 점이라 많은 일본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다소 의심의 여지가 남는다.

동아시아 근 현대사에서 서양의 문물을 자의든 타의든 가장 빨리 받아들여서 가장먼저 근대화를 이룬 일본이 군국주의로 발전해서 여타 주변국에 지울수 없는 상흔을 남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감추어진 일본 군국주의자들 (일본 당대의 영웅들. 어쩌면 일그러진 영웅들)에 의하여 일본 제국이 걸어야 했던 길을 우리와는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다.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우리와 달리 조금더 관조적인 자세로 사실을 접근하는 모습이 새롭다. 지나간 과거를 모두 지울수는 없지만 과거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이 현재의 관계를 제대로 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동아시아 근 현대를 조금더 다양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네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올바른 가치관을 세우는데 편견을 줄여주는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