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난중일기
이순신 지음, 이은상 옮김 / 지식공작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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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람중에 난중일기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내용이 어떠하던지 간에 난중일기는 알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어릴적 약간의 각색을 통한 책으로 한번쯤은 읽어봤을 것이다. 그렇지만 전문을 읽어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물론 한자로 되어 있는 원문이야 전문가들의 몫으로 남겨둔다 하여도 한글로 된 전문을 읽어본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나도 이번기회에 처음 난중일기 전문을 읽게 되었습니다. 두꺼운 900여 페이지 남짓한 분량에 익숙하지 않은 세로쓰기 방식의 책이라서 많은 부담을 안고 시작한 책이지만 생각보다는 쉽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최근의 영화 "명량"이라든지 사극을 통하여 이순신의 일대기에 대하여 많은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인것 같다.

난중일기의 전문은 하루하루의 기록으로 어떤날은 날씨 한줄로 끝나는 날이 있을 정도이고, 또 어떤날은 전장의 기록을 비교적 상세히 기록한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난중일기의 전문을 읽으면서 영웅 이순신보다는 인간 이순신을 조금은 더 알게 된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여기에 덤으로 조선시대 문화를 좀더 알게된 점도 있다.

난중일기에 정말로 자주 등장하는 부분이 노모에 대한 끊임없는 걱정과 마음 씀씀이로 언제나 어머니의 건강하심에 기뻐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혹여 아프다는 연락을 받으면 전란으로 인하여 집으로 달려가지 못하고 애만 태웠을 심정을 어찌 쉽게 헤아릴수 있겠는가? 전장에서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라는 의연한 영웅의 모습 이면에 막내 아들의 죽음에 통곡하는 심정을 써내려간 부분에는 여느 아비와 그 마음씀씀이가 조금도 다르지 않다. 공무를 행하는 모습에서 나타난 영웅의 모습과 가족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에서의 인간적인 면을 가감없이 느낄수 있다. 너무 영웅적인 모습에만 치중하여서 인간적인 모습을 간과해버린 탓이기도 하겠지만, 이번 기회에 그의 인간적인 면을 느끼면서 너무나 자애로운 아비이자 효심이 가득한 아들의 모습을 알게되었다. 언제나 전화해서 안부를 물을수 있고, 전란도 아니기에 잠시 짬만 낸다면 언제든지 찾아뵐 수 있는 부모님을 언제나 삶이 팍팍하다는 핑계로 전화마저도 자주 드리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깊이 반성해보는 기회도 되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원균"이라는 인물이 수군을 잘 이끌지 못하여 조선수군을 전멸시키다시피 하였다. 이순신의 입장에서 그에 대한 비난의 심정이 어찌 없었겠는가? 그러나 결코 그에 대한 험담이나 비난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곳은 한군데도 없다는 점에서 그의 인간성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된다. 물론 해괴하다는 둥 이상하다는 등의 표현으로 대신하고 있지만, 누구를 비난하여 적으로 만들기 보다는 최대한 포용하여 큰 대의를 이루고자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조금만 나에게 손해를 끼치면 비난과 비방을 서슴치않는 우리의 삶을 생각해보게 한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난중일기이지만 그보다는 그의 인간됨을 새겨보고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하는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읽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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