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붕대 스타킹 반올림 31
김하은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열일곱 나이의 선혜는 중학교때까지 "엄친딸"이다. 비록 작은 동네 수퍼마켓의 딸이지만 명문외고에 진학할 정도의 뛰어난 자질을 가진 소녀이다. 그러나 명문고등학교에는 또 그런 뛰어난 모범생들만 모여있는 학교가 아니던가? 그래서 조금더 공부를 열심히 시키려는 부모는 먼거리에서 통학을 하는 것보다는 학교근처에 자취를 할 수 있는 고시텔에서 집,학교,학원의 생활을 한다.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활이지만 그속에서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서로를 챙겨주고 하는 삶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좋아하는 오빠의 생일파티에 줄 선물을 마련하려 야자가 끝난후 정문앞에 들러 선물을 사고 후문근처의 고시텔로 향하는데, 그만 시간이 늦어 후문이 닫혀버리고 어쩔수 없이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데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야만 한다. 그곳은 위험한 곳이니 혼자다니지 말라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주의를 받았던 곳이다. 그러나 어쩔수 없이 지나가야 했기에 혼자 선물을 들고 지나가야 했다. 그러나 불행의 시작이 바로 그 순간일 줄이야.. 취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게된다.

정신적인 충격에 하루를 학교를 쉬고 고시텔에 누워 있지만, 성적을 최우선으로 엄마는 딸이 육체적으로 다친곳이 없기에 상황을 쉬쉬하며 덮어버리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 공부에 열중하라고 선혜를 몰아간다. 정작 가장 가까이서 아이의 마음을 보듬고 건강하게 일어서기 위해서 도와야 할 부모가 성적에만 연연하는 모습에서 아이와 엄마와의 정신적인 벽을 만들어가는 모양새이다. 더군다나 학교에서는 자신을 압박해오는 근거없는 소문들이 선혜를 더욱더 옥죄기만 한다. 육체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선혜는 그날의 정신적인 충격으로 자신을 외부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도구로 두꺼운 겨울 검정색스타킹으로 자신을 동여매고 세상과의 벽을 만들어 간다. 당연히 학교생활에는 더욱더 적응하지 못하고 성적은 떨어지고 정신적으로 갈피를 못잡고 방황하게 된다. 그나마 자산이 짝사랑했던 오빠가 자신의 단짝인 지애와 사귀는 사실을 알게되면서부터 더욱 더 힘들어 한다. 부모, 친구, 선생님 모두 자신에게서 멀어져가는 느낌...

같은 반 친구들 중의 한친구가 소개팅을 통하여 남자친구를 사귈 기회를 만들어주지만 그날의 기억으로 인하여 남자친구가 손끝하나 대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스스로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이성적으로는 생각하지만 이성에 앞서 무의식에 각인된 행동이 더 빠르게 반응한다. 어쩌면 영원히 남성을 가까이 할수 없는것 처럼...

그러나 삶이란 반드시 출구가 있는 모양이다. 어릴적 동네친구인 "창식"은 비록 성적이 우선하는 명문고등학교에 진학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좋아하고 원하는 요리학원을 다니고 있으며, 그 학교에 진학하기 위하여 부모와 빚었던 갈등, 그리고 그 학교에 필요한 칼을 마련하기 위해서 모든 돈을 동내 불량배에게 뺏기지 않고 맞으면서도 용기를 갖고 자신의 꿈을 지켜낸 이야기를 들으면서 선혜도 스스로 이겨내어야 하는 마음이 조금씩 자라나게 된다. 단지 창식의 과거 이야기만으로 선혜가 자신의 문제를 극복한 것은 아니다. 진심을 선혜를 생각해주는 창식의 따스한 마음이 얼어붙은 선혜의 마음을, 세상과 격리시키려고 자신을 감싸고 있는 얼음붕대를 없애버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비록 몸은 과거어느때보다 빨리 성장해 가지만 공부라는 이유로 마음의 성장을 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하여 어려움을 쉬이 극복못하는 모양이다. 더군다나 주변의 부모나 어른들도 그들의 문제를 듣고 보듬어주려고 하기보다 규정된 틀에 짜 맞추려고만 하다보니 더 거리만 생기는 것인 모양이다.

아이들은 스스로의 마음을 열고 말을 할 수 있는 부모님이 있어야 하고, 부모들은 마음이 커가는 동안 조절을 잘 못하는 아이들의 행동을 보듬어 주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다려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우리 인생은 공부로 모든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어른들이 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그렇게 공부에 목매야 할까? 따뜻한 마음으로 행복한 청소년기를 보낼수 있는 세상을 우리 아이들도 만끽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만 간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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