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꼬레아
정준 지음 / 청동거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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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기 그지 없는 경주의 한마을의 결혼식날,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총성과 더불어 눈앞에서 신부가 겁탈당하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죽어가는 것을 목격하면서 강제로 노예로 끌려가게 된다. 누구의 이야기도 아니고 바로 임진왜란 당시 우리의 선조 누군가가 겪었을 바로 그런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시골 선비 현민에게는 세상이 무너지고 끝없는 나락으로 더이상 추락할 곳도 없는 그러한 삶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전란으로 힘없는 아녀자들의 고통을 목격하고 죄수와 같은 삶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미래도 없는 삶을 이어가야하는 순간 일본의 한 포로 수용소에서 짐승처럼 목숨을 연명하느니 죽더라도 도망을 감행한다. 이로써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본의 포로 수용소를 탈출하여 지리도 모르는 일본의 산악지역에서 닌자의 추격으로 표창을 맞아 죽을뻔하지만 그 깊은 산중에서 신라의 후예를 만나서 목숨을 구하게 되지만, 시체를 찾으려는 닌자의 끝없는 추격으로 오히려 신라 후예들의 마을촌 사람들마저 죽거나 포로로 끌려가게 된다. 다시 포로가 된 현민은 결국 서양으로 향하는 배에 실려 노예로 팔려간다. 그렇지만 이탈리아 도착을 앞두고 폭풍으로 인하여 배가 침몰하게 되지만 파도에 휩쓸려 이탈리아 남부 어촌마을에 이르게된다. 이곳에서 모녀의 지극한 정성으로 다시 삶을 이어가게 되지만 역시 노예 신분이기에 온갖 역경을 마주하게 되고 이를 하나씩 극복하면서 결국에는 이탈리아의 한 마을에 정착하게 되면서 기사작위까지 얻게 된다. 이역만리 이탈리아에서 사촌형과 여동생도 만나서 행복한 결말을 맺는 이야기다. 두꺼운 책이지만 빠른 이야기 전개와 더불어 임진왜란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정치상황과 서양의 정치상황을 중간중간 더해줌으로써 당시의 시대적 정황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극동의 작은 경주의 마을청년이 남부 이탈리아의 귀족이 되어가는 스케일이 어떤 면에서는 황당하기도 하지만 소설의 재미는 증가하기만 한다.

임진란의 핍박을 받고 목숨까지 위태로워질 정도로 쫒겨다니면서도 도움을 받는 선인들의 가르침은 홍익인간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용서를 가르치고 있다. 더이상 떨어질곳 없는 곳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죽음을 무릅쓴 행동으로 결국에는 나락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대리만족을 느끼면서 희망의 끈을 어느 순간에도 놓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많은 이야기들이 그렇듯이 진실된 마음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스스로의 힘뿐만아니라 주변의 도움으로 행복에 이르게 된다. 그러한 과정에서 수많은 역경을 이겨낼 힘은 과연 가질수 있는지 자문해본다.

단순히 재미있을거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한 소설이지만 여러가지 많은 생각을 갖게 해준다. 지금처럼 경제상황이 어려운 시기에 마음을 굳건히하여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도 도움이 되네요. 힘든 시기를 지내는 사람들이여 용기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펴보시고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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