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을 읽다 뜬금없이 왜 내용에 전혀 차이가 없는데도 중고책을 새 책보다 덜 열심히 읽게 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중고는 싸고 가격은 가치이고 책의 가치는 대체로 내용에서 나온다. 중고는 내용이 별로라고 무의식이 작동하는게 아닐까. 의식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자매품 : 공짜로 얻은 책.다시 생각해보니 중고는 낡았다. 낡은 것은 나쁘다로 신경 회로가 구성된다고 보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테오 얀센의 키네틱 아트. 유튜브에서 찾아본 영상 속 그의 모습은 왠지 쓸쓸하고 뭉클하다. 신이 있다면 태초에 조금 외로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만물의 창조는 외로워서였을지도.
실용적인 생활 신학을 현란한 비유와 위트 안에 짜넣은 요물 같은 책. 이해가 안되는 곳도 있고 미심쩍은 데도 있고 시대적인 한계도 드러나고 너무 현란해서 사기꾼 같아 보일 때도 있지만 불신자도 수긍하게 만드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도 많다. 믿음은 과도하고 사색은 고갈된 이 땅의 크리스찬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