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는 무겁지만 알기 쉽고 술술 잘 읽힌다. 몸을 살짝 낮추고 눈높이를 맞춰 친절하게 소개해주는 서비스업의 느낌 살짝. 일본 학자들은 이렇게 책 쓰는 법을 따로 배우는 강좌라도 있는 건지 거기서는 일단 존대말로 쓰라고 가르치는 건지 궁금. 단 소개를 넘어 좀 더 깊이 들어가고 싶다면 이 책보다는 이 책에서 추천한 책들을 찾아보는게 좋겠음. 그러려면 일단 이 책도 읽어봐야겠지만.
중립과 객관을 유지하던 어조가 생명공학 분야로 들어서면서 급격히 한쪽으로 기운다. 생명공학의 성과, 복제인간 유전자 조작을 옹호하고 반대측 의견에 강력한 반문. ‘왜 안돼?‘
+ 생명공학은 악용될 소지가 큼. 꼭 생명공학이라서가 아니라 뭐가 됐든 악용은 항상 가능함. 편견에 기반한 무조건적인 반대도, 모든 반대를 편견으로 치부하거나 반박하기 쉬운 편견만 골라 반박하는 태도도 문제. 한편으로는 활용방법을 찾고, 다른 한편으로는 발생가능한 문제를 아주 사소한 수준까지 예측하고 대책을 준비해놓아야 함. 보편교육의 이상이 빈부와 권력의 격차에 의해 실제 현실과 얼마나 멀어지고 있는지 생각한다면, 인간복제나 유전자 조작 또한 엄청난 가능성을 가능성으로만 간직한 채 재앙이 될 수 있음.
+사람은 필요에 의해 도구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도구가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없던 필요를 만들어내기도 함. 생명공학이라는 도구는 불결한 환상을 현실화시키려는 욕구에 불을 지를 수도 있음.
+ 의도야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사업가들이 반가워할만한 관점들. 전반적으로. 철학 연구자가 철학을 기반으로 쓴 이 책을 왜 한빛 ‘비즈‘라는 출판사에서 낸 건지 감이 좀 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