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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 - 나를 수놓은 삶의 작은 장면들
강진이 지음 / 수오서재 / 2023년 5월
평점 :
제목 그대로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행복을 그리고 쓴 책이네요.
제가 좋아하는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처럼 집과 사람, 어린이, 동물이 등장하는데
특히나 일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참 정겨운 책입니다.
하루 종일 가족을 위해 힘들게 일한 아빠의 귀가를 반기면서 온몸으로 응원하는 아이들,
가족을 위해 음식을 준비 하는 엄마와 제비 새끼들처럼 막 삶아낸 국수를 받아먹는 아이들,
자식들을 위해 철마다 이불을 바꾸고 손녀를 위해 인형 옷을 짓는 할머니 등
평범한 일상 속에서 노동도 행복으로 느껴졌답니다.
그림뿐 아니라 자수로 표현된 작품은 정말 예술이라 실제로도 꼭 보고 싶네요.
요즘은 결혼할 때 시작부터 모든 것을 갖추고 시작하죠.
20 여 년 전 남편과 결혼생활을 시작했을 때 우리는 9평 투 룸에서 냉장고, 텔레비전, 세탁기만 구입해서 시작했어요. 살면서 비디오기계도 사고 대형전축도 샀었는데 지금은 추억 속으로 사라진 물건들이네요. 처음 결혼했을 때 시댁은 붉은 벽돌집이었고 마당엔 포도나무가 있었는데 딸아이가 포도를 따서 시아버님과 먹던 시간도 이젠 사진으로만 남은 추억이네요.
강진이 작가님의 그림에서 저의 어릴 적 추억도 돌아보고 아이를 키우면서 잊어버린 그 시절도 되돌아보게 되어 소소한 행복을 느꼈답니다.
특히나 세월호를 노아의 방주로 그린 그림은 큰 위로를 받았네요.
그림이 주는 위로로 잠시나마 아이를 먼저 보낸 가족들이 위로를 얻길 바라네요.
“인생의 메마른 시기가 왔다 해서 한없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인생의 폭풍 같은 시기가 왔다 해서 그 역시 한없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시 봄비가 내릴 것이고 다시 밝은 햇살이 비칠 것입니다.
나는 지금, 그렇게 믿으며 살고 있습니다.“
“봄에도 여름에도, 겨울을 향해가는 가을에도 자연은 급한 것이 없다.
“익어가는 것들은 숨 가쁘게 달리지 않는다”고 박노해 시인은 가을을 노래했다.
노란 잎도, 촘촘한 열매도 이내 떨어져 이리저리 나뒹굴다 흔적만 남겠지만,
짧은 순간을 놓치니 않고 바람을 느끼는 나무는 의연하다.
나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자연은 서로를 부러워하거나 비교하지 않는다.
그저 제 생긴 그 모습대로 잘 익어가기 위해 매순간 최선을 다한다는 걸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오늘도 변함없이 건강하게 일어나 각자 회사로, 학교로 나갔다 무사히 귀가해서 함께 잠드는 일상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