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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의 비밀 ㅣ 높새바람 1
박용기 지음, 양경희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1월
평점 :
작품은 독서 시장에 나온 지 16년 되었다. 아직도 이 작품을 더러 읽을까도 싶지만, 이 작품을 지금 권하는 이유는 물론, 휴원과 축소 수업을 번갈아 반복하는 이 시절의 상황 때문이기도 하다.
집에서 느그럭거리고 계시는 초5~중1이라면.
시간이 다소 남아 돈다면, 너무 놀아서 약간 엄마의 눈치도 보이고, 무엇보다 쿡쿡 쑤시는 양심과 불안감 앞에 “당당하게 즐길 거리”가 필요하다면 더 늦기 전에 이 작품을 한 번 읽자.
장점1. 뭐니뭐니해도 이야기가 제법 재미있다. 대체로 과학동화란 미스터리물 냄새를 좀 풍기다가 결국은 과학 지식을 다소 지루하게 늘어놓는 대목이 적지 않지만, 이 작품엔 그런 면이 ‘확실히 적다.’ 없다고는 못하겠으나 이 정도 분량의 정보라면 이야기를 재밌게 읽고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꼭 알아야 한다.
장점2. 어디로 시선을 돌려도 죄다 바이러스 이야기뿐인 요즘같은 상황에, 근본적으로 이 ‘바이러스’라는 것들, ‘박테리아’라는 것들 등이 어떤 습성과 힘을 가진 것들인지, 어쩌다 이른 괴력을 가지게 된 것인지를 의외로 흥미진진하게 설명한다. 어디 가서 제법 아는 척 떠들 만하다. 과학책들의 감염의학계열의 사진 자료에 혹시 공포증같은 걸 가진 친구들이 있다면, 그런 사진 한 장 없이도 생생히 전달되는 이야기에 충분히 매력을 느낄 것이다.
장점3. 이 시점에서 우리가 반드시 돌아보아야 할 지점이 어딘지를 분명히 알게 해 준다. 인간이란 이 지구상에서 어떤 존재인지, 어떤 재앙을 쌓아 올리고 있는지. 이 지구 생태계를 공유하고 있는 생명체들과 과연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지, 동고동락까지는 언감생심이고, 그저 동거(同居)를 위한 윤리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상당히 탄탄한 근거를 준다. --- 이 부분은 이 긴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갈 때 쓸 만한 감상문의 내용이 되어 줄 것이다.
단점1. 아무래도 출판이 제법 오래 전이라 표지의 매력이 떨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