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살고 있습니다 - 수짱의 인생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드라마에서 ‘나답게 사는게 뭐야!‘라며 소리 치던 장면이 생각 났다. 반면에 수짱은 덤덤하다. 차분하게 고민한다. 누군가는 ‘오!‘하며 놀랄 이야기도 조용히 던진다. 수짱 답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 번역가 권남희 에세이집
권남희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라는 영화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번역가라는 직업에 행복이라는 소재가 묻으니 꽤나 오묘한 앙상블이 만들어 진다. 자신의 행복을 번역하는 번역가의 이야기. ‘행복도 번역이 되나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보다 : 여름 2020 소설 보다
강화길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6월
평점 :
품절


<소설 보다> 시리즈는 계절을 떠나 보낼 즈음 남은 계절의 여운을 느끼는

기획물인줄 알고 있었는데 저의 헛된 망상이었군요.

작년보다 2달이나 일찍 여름호가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도 기대가 되는 라인업을 들고 말이죠.


강화길 작가는 이제 더이상 설명이 불필요한 작가로 우뚝 섰고

서이제 작가는 재작년쯤 <소설 보다> 시리즈에서 봤던 기억이 나는데

오랜만에 다시 돌아오셨군요.

임솔아 작가님은 <최선의 삶>이라는 작품을 읽어보려고 체크해놨는데

이렇게 만나볼 수 있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작품이 실린 순서대로 짤막한 평을 남겨 보자면


강화길 작가의 <가원>은 여성과 남성의 전통적 성역할이 전복된 작품이었습니다. 아니 80년대 TV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노름꾼 아버지를 대신해 열심히 일하는 어머니의 모습과 닮아있으니 이쪽이 오히려 전통적 성역할이라고 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지만... 제가 배운 구시대의 교과서 기준으로 말하기로 하겠습니다. 박원보라는 인물로 인해 많은 가족 구성원이 고통을 받지만 박원보는 악인이 아닙니다. 연정을 심하게 다그치는 할머니도 악인이 아니고요. 어떻게 보면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가정이지만 우리가 가정의 이상향으로 꼽는 '화목'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집안이죠. 시대가 전한, 세대가 만든 역할에 순응했을 뿐인데 누구도 행복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제는 가원처럼 먼지 냄새가 나는 옛날 이야기가 되었지만 분명 지금도 다른 방식으로 세대의 비극은 이어지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서이제 작가의 <0%를 향하여>는 지금껏 <소설 보다> 시리즈를 통해 만난 작품 중 가장 독특했습니다. 분명 소설의 형식(자전적인)을 띄고는 있지만 르포의 향기가 더 강하게 나는 것은 저만 느낀 걸까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한국 영화 100주년의 축포를 거하게 터뜨렸지만 독립 영화는 여전히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조명한 작품입니다. 낙수효과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영화계에도 고스란히 적용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독립영화는 '독립'이라는 단어를 당당하게 앞에 붙지만 모두가 독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아이러니를 생각하며 읽어나간 작품입니다. 


마지막 임솔아 작가의 <희고 둥근 부분>은 제목만 보고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예상했으나 전혀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당황했네요. 죄책감, 상처, 회복... 읽었지만 감상을 풀어놓기에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얼마 전 벌어졌던 버스 급정거로 인해 몸이 마비가 된 학생의 사연이 머리에 떠올라서 마음이 아팠네요. 


세 작품이 모두 다른 종류의 매력을 가졌기에 이번 호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소설 보다> 시리즈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타율이 좋아지네요.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아하는 철학자의 문장 하나쯤 - 1일 1철학 사유의 시간 1일 1교양
데니세 데스페이루 지음, 박선영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름은 익히 들어봤지만 그들의 사상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했던 철학자들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책이라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랜선 독서모임이라니 너무 좋은 아이디어네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심도 깊은 독서 이야기가 어려웠는데 랜선 독서모임은 깊은 대화를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박상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상영 작가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었다.

신예 남성 작가가 가뭄에 가까운 요즘 시대에 박상영과 김봉곤 투톱만큼은

굳건하게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소문 말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퀴어를 주소재로 다루고 있고

풍채도 엇비슷하며 실제로도 절친한 사이라고 한다.

이러니 소문이 안날리가 있나.


나는 제 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이 책의 제목이자

표제작인 <알려지지 않은 예술과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를 만나게 되었다.

사실 그동안 퀴어 작품에는 쉽게 손이 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인데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급작스러운 만남에도 불구하고 거부 반응이 전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왜 이제서야 이런 맛을?'하는 후회와 함께 이 책까지 집어들게 되었다.


일종의 반전이었던 셈인데 문제는 이 책을 펼치면서 또다시 반전이 시작된다.

시작부터 너무 강렬한게 아닌가.

쌀국수를 처음 먹는 사람에게는 고수의 향을 미리 귀띔 정도는 해줄 필요가 있는데

훅훅 몰아치는 단어들에 넉아웃을 당할 뻔한 위기가 수차례.


그런데 또 어찌저찌 읽다보니 적응이 되고

<부산국제영화제>부터는 속도감이 붙기 시작하더니

<조의 방>, <햄릿 어떠세요?>, <세라믹>은 점점 더 좋아졌다.

페이지를 빠르게 넘기면서도 좀처럼 몰입을 못하고 있었는데 

<조의 방>의 조와 <햄릿 어떠세요?>의 곰곰부터는 어느 정도 몰입을 할 수 있었다.

읽기 전 예상했던 맛과 첫맛, 중간맛, 끝맛, 그리고 되새기는 맛이 

모두 각기 다른 소설은 이 책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처음 접하는 독자가 그렇게 하기는 힘들겠지만)성별을 제하고 보면 그저 사람 사는 이야기다.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욕구를 채우고 갈등을 겪고.

'사람 사는게 다 똑같지.'라는 말이 퀴어소설이라고 피해가진 않는다.

봉준호 감독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말한 것처럼 

'1인치의 편견만 걷어내면 훨씬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마지막으로 하나 덧붙이자면 요즘 들어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댓글이 자주 눈에 띈다.

동성애가 자신의 성적 취향과 다르고 거부감이 들수야 있다지만

동성애에 대해 '반대'를 한다는 건 논리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는데 제 3자가 어찌 '반대'를 할 수 있나?

"나는 A형 혈액을 가진 사람이 싫으니까 A형에 대해 반대할거야!"

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특정 성적 취향을 옹호하거나 대변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부분만큼은 사실 관계를 확실히 해두고 싶었다.

끝.




나는 연극영화과의 제도에 편입되어 누구보다도 작위적이고 큰 목소리로 안녕하십니까, 몇 기 누구입니다, 허리 숙여 인사를 하며 학교에서 내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대신 곰곰과 연애하는 편이 낫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때의 내게 있어서 손닿을 만큼 가까운 곳에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으니까. 곰곰은.

-햄릿 어떠세요? 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