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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 김진명 장편소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9월
평점 :
김진명 작가님의 소설을 처음 접하게 된 건 한 20년 전쯤 군대에 있을 당시였습니다.
군 복무를 하신 분들은 어느 정도 공감하시겠지만, 군대에 있다 보면 애국심과 민족주의의 끝을 달리는... (저만 그런가요?) 때에 맨 처음 본 소설이 아마 황태자비 납치 사건이었던 거 같아요.
오히려 제일 유명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한참 보다가 맨 나중에 과연 이 분의 시작은 어땠을까 싶어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대한 이후에도 꾸준히 작품 활동하시는 걸 보면서 마지막으로 봤던 소설이 고구려 1~3권으로 생각해요.
이후에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는데 얼마 전에 "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책을 내셨다고 해서 서평단에 신청하였습니다. 신청하면서도 워낙 인기 있는 소설가라 선정이 안될 줄 알았는데 다행히 선정이 되었어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2022년 2월 침공)
과연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핵을 억제하기 위해서 각 나라가 핵을 소유해야 한다는 점이 아이러니합니다. 발전소로 활용하면 둘도 없는 좋은 자원인데, 한 끗 차이로 폭발이 일어나면 지구에 재앙이 된다는 점이요. 직장 생활하면서 국제 정치에는 크게 관심이 줄었는데, 이번 책을 읽다 보니 이거저거 많이 찾아보게 되었어요. 푸틴의 잔상으로 추정되는 책 표지의 디자인도, 제목도 정말 작가가 위험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직관적으로 되어있네요.
김진명 작가님의 소설에는 대부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출연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는 일본이 없네요?) 그리고 본인을 투영한 듯한 슈퍼 한국인이 한 명 나타나고요 (직접 주인공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가끔은 조언을 주는 현인으로 묘사가 됩니다). 이번 편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한 인물이 있습니다. 사관학교 수석 자리를 양보할 정도로 "엄친아"인 사람이죠. 대부분의 주요 인물들은 실명을 언급해서 그런지 상상하기는 좀 더 쉬웠습니다.
맨 앞부분에 나오는 국제정세와 작가님의 생각이 나오는데, 이게 소설의 큰 줄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이미 결론이 뻔한 소설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만 읽다 보면 다른 이야기에 빠져들어 쫓아간 이후에 나중에 확인하면 아~ 그렇구나 싶어요.
러시아군에 본인을 제외하고 가족이 몰살당한 마하일의 이야기가 맨 처음에 나옵니다. 과연 이 우크라이나 주인공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이번 작품의 진 주인공인 케빈이 미국 대통령인 바이든과 독대하는 장면입니다. 에어포스원에서 미국 대통령과 한인 교포가 독대하면서 러시아를 어떻게 상대할지 결정한다는 점이 어떻게 보면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김진명 작가님의 작품에서 많이 나오는 방식이에요. 한국의 대통령을 주인공들이 독대하는 장면이라든지..
결국 러시아의 배후에는 중국이 있다는 점도 밝혀집니다. 북중러 로 이어지는 아시아 대륙에서의 신 냉전시대에서 과연 우리는 미국을 비롯해서 일본과 손을 잡아야 할까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원하는 건 어떤 걸까요?
독재자들이 보이는 모습에 공통점이 있다는 묘사도 흥미로웠습니다. 콧수염이 있느냐 없느냐만 그들의 차이점이었다니... 노동의 가치가 동일하다는 점을 저렇게 폄하하는 것도 잘 이해는 안 되었지만, 전체주의 사회에서는 저런 강요나 사회 구조 덕문에 무너지지 않았나 싶어요. 대안으로 제시되는 북유럽 국가들의 사민주의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끝도 없지만, 어느 정도의 경쟁은 필요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푸틴이 전쟁을 일으키는 주원인에 대해 나오는 장면입니다. 과연 푸틴을 죽이는 방법 밖에는 없는 걸까요? 우크라이나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에 계속 집착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읽다 보면 가끔 우연에 우연이 겹쳐진 사건들이 많이 나오긴 합니다만.. 실존 인물들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쓴 대화 내용을 읽다 보면 작가님의 분석력이 뛰어나다는 감탄을 계속하게 됩니다. 대화로 되어있기 때문에 읽기도 편하고요. 사건이 어떻게 끝나는지 궁금한 내용은 책을 통해서 확인하시기 바라며, 얼른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