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
기타가와 에리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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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발랄하고 호탕한 소라마메와 차분하고 신중한 오토는 성향도, 삶을 대하는 태도도 다른 이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며 자신의 세계를 조금씩 넓혀 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자꾸만 엇갈리는 상황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조금만 더 솔직했더라면, 조금만 덜 늦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반복되었지만, 그 어긋남마저도 이 이야기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마치 운명이란 정해진 결과가 아니라, 어긋남과 망설임까지 끌어안은 과정이라는 듯이 말이다.

오토와 소라마메 두 사람은 재능이 있었다. 그러나 그 재능만을 믿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했다. 두 사람이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좋아하는 마음과 포기하지 않는 끈기였다. 음악을 좋아하는 오토와 옷을 좋아하는 소라마메가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을 보며, 그 과정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지, 또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를 깨달았다. 자연스럽게 그들을 응원하게 되었고, 나 역시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책을 덮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인생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였다. 기쁜 순간 슬픔이 찾아오기도 하고, 답이 없던 상황이 예상치 못하게 해결되기도 한다. 항상 원하던 대로 모든 일이 흘러가지는 않는다. 사랑과 꿈 사이에서 고민하고 흔들리지만, 결국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청춘이란 불안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안고 살아가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했다. 무엇보다 기막힌 타이밍에 서로의 인생에 등장해 천천히 소중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 담담하게 그려진 점이 좋았다. 청춘의 서툼과 진심이 느껴지고, 완벽하지 않기에 더 진솔하고, 엇갈리기에 더 애틋한 이야기였다.

"많은 사람들을, 멀리 있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하는 사람은 가까운 사람을 슬프게 하거든요." - P79

"그래도 강해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되도록 웃어야 겠다고. 내일은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그랬더니 오토 같은 사람을 만났네요. - P286

"하루하루가 아닌 순간순간을 기억하라"
"맞아요, 그런 느낌. 살다 보면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잖아요. 날들이 아닌 순간! 그 순간을 옷으로 만들 거예요."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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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0km를 날아온 로아
추민지 지음 / 어텀브리즈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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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언어 교환 어플에서 만난 남동생과 결혼하기 위해 쿠르디스탄에서 한국까지 7,300km를 날아온 로아를 보며, 솔직히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한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지구 반대편에 날아온다는 것이 가능할까? 사랑이라는 말 하나로 모든 불안을 넘어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먼저 앞섰다. 그러나 이야기를 따라가며 로아를 보는 시선이 계속 변했다. 로아의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웃음이 나기도 했고, 때로는 철없어 보이는 행동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과 분명한 기준을 지닌 로아가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낯선 환경과 시선 속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믿는 가치의 선을 지키려는 태도가 참 단단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연애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시선으로 관계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관찰자의 위치에서 바라본 연애는 상황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보게 했고, 그 덕분에 인물들의 선택과 갈등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문화와 살아온 환경이 달랐기에,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관습과 생각들이 상대에게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종교와 가족관계, 삶의 크고 작은 선택들 속에서 분명한 차이가 존재했고, 사랑만으로는 쉽게 넘어설 수 없는 순간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타협의 순간을 거쳐왔는지를 지켜볼 수 있었다. 모든 상황을 온전히 알 수는 없지만, 들의 사랑이 얼마나 진지한지, 어떤 어려움 앞에 서 있는지, 그리고 서로에게 맞춰가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로아와 남동생을 이해하려는 저자와 어머님의 마음이 참 따뜻했다. 낯설고 불편했을 로아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고, 갑작스레 결혼을 준비하고 변하는 상황에 흔들리는 남동생을 바로 잡는 역할을 해주었으니 말이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저자와 어머님도 충분히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웠을 텐데도 불구하고, 로아와 남동생이 사랑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응원해주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이것이 바로 가족의 힘이자, 진정한 사랑의 모습이 아닐까.

처음에는 무모해 보였던 로아와 남동생의 선택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가장 용기 있는 선택으로 보였다. 사랑이란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불편함을 견디고, 그리고 다름을 인정하는 선택의 연속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가족의 따뜻함까지 더해져, 더욱 따스한 이야기였다.

서로 다른 문화, 다른 언어 속에서도 서툴게 부딪히며 웃고 화해하는 그들을 보며 생각했다.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건, 서로를 조금씩 봐주고, 기다려주고, 다름을 인정하는 일이라는 걸. - P13

인간은 자라면서 자신만의 생각이 생기고, 안전지대를 벗어나 자꾸만 새로운 세상을 찾아 나선다. 부모는 속이 좀 썩겠지만, 그래야 세상이 발전하고, 사람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 P119

완벽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완벽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싸우고, 서운해도 결정적인 순간에 내 편이 되어 준다면 전의 다툼쯤은 다 상쇄되니까. 결국, 그 믿음 하나로 사람들은 사소한 갈등을 견디고, 관계를 이어 가는게 아닐까.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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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가해자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손현주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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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가해자》를 읽으며 가장 먼저 놀랐던 것은, 쓰러진 할머니를 두고 신고하지 않은 준형과 부모의 태도였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지금이라도 빨리 신고했으면' 바라는 마음이 커졌고, 사건의 결과를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해 답답했다. 그런 준형의 부모를 지켜보며, '어른의 침묵은 아이를 보호하는 선택일까, 아니면 또 다른 가해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지키기 위한 명분 아래 진실을 외면하는 태도는 오히려 상황을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는다. 보호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침묵이 때로는 가장 잔인한 방치가 될 수 있다는 것, 진실을 마주할 기회조차 빼앗는 것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폭력이 반드시 악의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었다. 특별히 잔인한 인물도, 명백한 가해 의도를 가진 사람도 없었다. 다만 평범한 일상과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관계 속에서, 가해는 서서히 만들어지고 조용히 은폐되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일까. 비상계단 사고 이후, 준형의 마음을 채운 감정이 죄책감보다 억울함이었다는 설정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책임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보다 상황과 타인에게 돌리고 싶은 마음은 매우 인간적이면서도 이기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명확한 악의가 없었다면, 의도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가해가 아닐까? 일상에서 무심코 저지르는 잘못들을 떠올리니, 인물들의 선택을 비판하면서도 나라면 정말 다르게 행동했을까 하는 불편한 질문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야기는 빠르게 읽히지만 가볍지 않았다. 준형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사건의 진실보다, 흔들리는 내면과 주변 인물들의 반응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었다. 그리고 죄책감과 억울함, 침묵과 회피 사이를 오가는 준형의 선택을 지켜보며, 이것이 결코 소설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거짓말을 묵인할 것인지, 불편한 진실을 말할 것인지. 이런 일상의 선택들이 모여 결국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결정하는 것은 아닐까.

책을 덮고 나서, 잘못을 숨기는 것이 정말로 나를 지키는 일인지 생각해보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살망시키지 않는 선택이다. 하지만 그 선택이 다른 누군가를 가해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완벽한 답은 없지만, 적어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려는 태도가 첫걸음이 아닐까.《친밀한 가해자》는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을 남기며, 스스로를 외면하지 않는 선택이 무엇인지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엄마는 어떤 상황이든 다 이해해 주는 아들을 원하는 것 같았다. 그런 말이 사람을 얼마나 짓누르는지 알까. 제 속에 어떤 감정들이 쌓여 왔는지, 엄마는 하나도 모른다. - P48

"여보, 인생을 도화지라고 치잖아? 그럼 채원이는 까만 도화지에서 시작하는 거나 마찬가지야. 우리가 이제 와서 채원이한테 희 도화지를 만들어 줄 수는 없다고."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채원이가 원래 까만 도화지라면 흰 크레파스로 그림을 완성하게 해 주면 되잖아." - P54

"나한텐 실수지만 다친 사람한텐 실수가 아니잖아. 실수라고 해서 그게 없던 일이 되는 것도 아니고. 미안하다고 백 번 빌어도 그 사람 상처는 안 없어지잖아. 아무리 실수였어도 그 사람한테 용서 빌고 떳떳이 죗값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해. 안 그러면 나 자신이 용서가 안 될 것 같아."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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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청춘의 사랑법
추민지 지음 / 어텀브리즈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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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아프고 슬프면서도 아름답고 대단한 일이었다. 가을의 시선과 마음이 타인을 향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담겨 있어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을 가졌는지 그 모든 감정을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었다. 기쁨만 있는 사랑도 없고, 슬픔만 있는 사랑도 없다는 걸 새삼 깨달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모든 것을 줄 정도로 사랑한다는 건 무슨 감정일까? 자신보다 타인을 더 위하는 그 마음을, 그 순간을 나도 경험하고 싶어졌다. 그렇게 가슴 벅차게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어쩌면 가장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 아닐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랑을 말하되, 내 삶의 중심은 자신이어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결과는 스스로 감내해야 한다. 남 탓, 환경 탓을 하지 않으려면 중심이 '나'여야 한다. "흔들릴 줄 아는 가지가 부러지지 않는다"는 말처럼, 내면이 단단한 사람은 외부의 충격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사랑에 빠져도, 누군가와 함께해도, 나를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메시지가 깊이 다가온 이유는 지금의 내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명확한 목표가 없어 주위의 조언과 말에 쉽게 휘둘렸다. 갈등을 피하고 싶어 속마음을 숨기고 참았다. 돌이켜보면 이런 내 모습이 참 싫었다. 그래서 나만의 잣대를 갖고 싶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 가을이처럼 책을 읽으며 해답을 찾고, 글로 기록하며 내 안의 나와 대화하려 했다. 그 과정에서 가을이의 모습에 내 모습이 투영되는 순간들이 있었고, 그녀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용기를 얻었다.


이 책은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 아닌, 사랑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성장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다. 가을이의 여정을 통해 나 역시 흔들리되 부러지지 않는, 단단한 내면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나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사랑은 타인을 향하는 마음이지만, 그 사랑을 온전히 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먼저 단단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전하는 '21세기 청춘의 사랑법'이 아닐까 싶다.


날씨는 모든 기억을 품고 있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그날의 바람과 온도, 내리던 비는 잊힌 줄 알았던 기억을 불현듯 불러낸다. - P16

"인생 또 모르잖아? 그렇게 떠났는데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지 어떨지는. 불확실해서 불안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래서 희망을 가지기도 하니까." - P70

말은 그들 각자가 가진 편견과 문제점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내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세상에서 문제인 점들을.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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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방화 TURN 8
조영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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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 형식의 미스터리 범죄 수사극으로, 각 에피소드는 독립적인 이야기처럼 보이면서도 자연스럽게 맞물려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범죄 수사의 팽팽한 긴장 위에 인물의 내면 서사가 촘촘히 겹쳐져,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 생생하고 속도감 있게 흘러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의 얼굴과 동시에 흔들리고 고민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주인공 함민이 점점 더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주인공 함민과 강력1팀 팀원들이다. 함민은 '셜록 함스'라는 별명답게 날카로운 추리력으로 복잡한 사건을 풀어내는 뛰어난 형사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방화 충동을 억누르며 살아가는, 스스로도 범죄자가 될 수 있는 존재다. 그의 결함은 사건이 막힐수록 더욱 선명해지고, 3편에서 골든타임을 놓치는 '실책'을 범하고 좌절하고 만다. 범인을 좇는 과정과 자기 자신을 통제하려는 싸움이 나란히 전개되어, 자연스럽게 수사의 결과만큼이나 함민이 끝까지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게 되었다. 또한, 함민과 함께 활동하는 강력 1팀 은나, 진석, 이삭 모두 개성이 뚜렷하고 현실적이지만, 서로를 신뢰하고 버티는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있기에 냉혹한 범죄 서사 속에서도 인간적인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촉법소년, 층간소음, 마약, 전세사기 등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실제 뉴스에서 접했을 법한 범죄를 모티브로 하고 있어 읽는 내내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그저 자극적인 소재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을 것 같은 이야기들을 다루되 오히려 왜 이런 범죄가 발생했는지를 묻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괴담과 사건이 엮어지고 풀어내는 방식은 새롭고 긴장감 있었다. 도시괴담이 단순한 흥미 요소가 아니라 사건의 실마리가 되고, 때로는 범죄 심리를 이해하는 열쇠가 되는 구성이 독특했다.

<마지막 방화>는 죄책감과 자기혐오가 만들어낸 그늘에서 살던 함민이 30년 전 사건의 진실을 마주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범죄를 다루는 소설이면서도, 결국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다. 누구나 마음속에 위험한 불씨 하나쯤을 안고 살아가지만, 그것이 곧 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메시지가 오래 여운으로 남았다. 함민처럼 우리도 각자의 결함과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그것이 우리의 전부를 규정하지는 않는다. 사회의 어둠과 개인의 트라우마를 동시에 비추면서도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아주 조금씩 아주 조금씩 좋아진다. 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죄책감은 그대로지만 버티다 보면 아주 조금씩 나아진다. 그냥 그렇게. 그게 삶이란 거다."
"차라리 그냥 죽으면 안 돼요?"
"살인자에겐 자기 멋대로 죽을 자유 따위 없다." - P49

아무리 흑에 가까운 회색이어도 흑은 아니다. - P105

무의식 어딘가에 이때의 다짐이 남아 있던 건 아닐까. 이것밖에 자신을 구원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저 그것에 집중한 건 아니었을까. - P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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