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0km를 날아온 로아
추민지 지음 / 어텀브리즈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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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언어 교환 어플에서 만난 남동생과 결혼하기 위해 쿠르디스탄에서 한국까지 7,300km를 날아온 로아를 보며, 솔직히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한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지구 반대편에 날아온다는 것이 가능할까? 사랑이라는 말 하나로 모든 불안을 넘어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먼저 앞섰다. 그러나 이야기를 따라가며 로아를 보는 시선이 계속 변했다. 로아의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웃음이 나기도 했고, 때로는 철없어 보이는 행동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과 분명한 기준을 지닌 로아가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낯선 환경과 시선 속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믿는 가치의 선을 지키려는 태도가 참 단단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연애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시선으로 관계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관찰자의 위치에서 바라본 연애는 상황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보게 했고, 그 덕분에 인물들의 선택과 갈등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문화와 살아온 환경이 달랐기에,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관습과 생각들이 상대에게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종교와 가족관계, 삶의 크고 작은 선택들 속에서 분명한 차이가 존재했고, 사랑만으로는 쉽게 넘어설 수 없는 순간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타협의 순간을 거쳐왔는지를 지켜볼 수 있었다. 모든 상황을 온전히 알 수는 없지만, 들의 사랑이 얼마나 진지한지, 어떤 어려움 앞에 서 있는지, 그리고 서로에게 맞춰가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로아와 남동생을 이해하려는 저자와 어머님의 마음이 참 따뜻했다. 낯설고 불편했을 로아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고, 갑작스레 결혼을 준비하고 변하는 상황에 흔들리는 남동생을 바로 잡는 역할을 해주었으니 말이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저자와 어머님도 충분히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웠을 텐데도 불구하고, 로아와 남동생이 사랑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응원해주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이것이 바로 가족의 힘이자, 진정한 사랑의 모습이 아닐까.

처음에는 무모해 보였던 로아와 남동생의 선택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가장 용기 있는 선택으로 보였다. 사랑이란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불편함을 견디고, 그리고 다름을 인정하는 선택의 연속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가족의 따뜻함까지 더해져, 더욱 따스한 이야기였다.

서로 다른 문화, 다른 언어 속에서도 서툴게 부딪히며 웃고 화해하는 그들을 보며 생각했다.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건, 서로를 조금씩 봐주고, 기다려주고, 다름을 인정하는 일이라는 걸. - P13

인간은 자라면서 자신만의 생각이 생기고, 안전지대를 벗어나 자꾸만 새로운 세상을 찾아 나선다. 부모는 속이 좀 썩겠지만, 그래야 세상이 발전하고, 사람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 P119

완벽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완벽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싸우고, 서운해도 결정적인 순간에 내 편이 되어 준다면 전의 다툼쯤은 다 상쇄되니까. 결국, 그 믿음 하나로 사람들은 사소한 갈등을 견디고, 관계를 이어 가는게 아닐까.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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