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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지는 마음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3
김멜라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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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그간 읽었던 에세이는 ‘나’를 중심에 두고 내가 바라보는 세상과 타인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기억에 남았던 것 같은데, <멜라지는 마음>에서는 작가님을 바라보는 온점 님의 시선이 가장 마음에 남고 나 또한 그 옆에서 함께 작가님을 바라보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영화 속 주인공을 바라보는 마음처럼 같이 응원하게 된달까.

책 후반부를 읽으면서 ‘나도 마음껏 멜라져도 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됐다. 온점 님과의 대화나 함께하는 일상으로 표현된 작가님이 더 매력적이고 따스하게 다가왔고, 사랑을 잘 표현하고 긍정적인 분인 것 같아 작가보다 주변인이 더 궁금해졌다. 그러다 문득, 결국 글 속에서 온점 님을 이렇게 좋은 사람으로 묘사해낸 건 직접 문장을 쓴 작가님이고, 사랑하는 사람이 준 사랑을 사랑스러운 글로 담아낸 결과라는 게 뭉클해졌다.

긴 말 필요 없이 연말에 너무 읽기 좋은 에세이를 만났다. 작가님이 글을 쓰기 위해 차곡차곡 모아둔 특별한 이름, 글자, 소리, 비유들도 여럿 만나볼 수 있어서 띠지를 잔뜩 붙이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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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각본
김지혜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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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를 살펴봄에 있어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그동안 일반적으로 용인하던 개념의 ‘낯설게 보기’이다. 김지혜교수님은 전작인 <선량한 차별주의자>부터 낯설게 보기로 차별의 근원과, 그로 인해 이득을 보는 자는 누구인지를 살펴본다. 이상가족 이데올로기라는, 우리 사회가 정상적인 가족의 형태로 인정하는 부+모+자녀2의 구성대로 짜인 가족각본은 어떤 차별을 담고 있으며 그 시나리오를 지키면 누가 이득을 얻는지 등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도 한번 돌아볼 수 있었다. 제1장 왜 며느리가 남자면 안 될까에서부터 우리 사회가 며느리에게 부여한 업무와 규율이 무엇인지, 왜 꼭 여자여야 하는지를 짚어보는 게 흥미로웠다.

프롤로그를 보니 제6장에서는 가족각본을 공식화, 보호하는 법제도를 살핀다고 하는데 내가 궁금했던 지점이 딱 여기였다. 제공받은 건 가제본이라 제3장까지 일부만 읽어보았지만 뒷 얘기를 읽기 위해 장바구니에 넣어뒀다.

내용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예시가 흥미로워서 술술 읽힌다. 생각해볼 지점이 많아서 띠지를 많이 붙이며 두고두고 읽게될 것 같다. 처음엔 완제본 표지보다 가제본 표지가 ‘각본’이라는 제목에 더 어울리는 것 같았는데 자꾸 보니까 귀엽기도 하고 더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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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 일기 - 시간 죽이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2
송승언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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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 조금 순화해서 덕후라고 하는 부류는 요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쓰이는 것 같고 전문가 수준의 지식괴 흥미를 가진 긍정적인 의미로도 쓰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어떤 분야에 이정도의 흥미를 가지고, 그것을 탐구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

위 문장처럼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어도 깊이가 너무 얕다는 생각에 입을 닫게 될 때가 많았다. 단순히 작품에 대한 단편적인 감상이 아니라 작가나 다른 작품까지 연계해서 다른 이에게 소개한다는 게 언제나 부럽고 멋있어 보인다!

누구나 관심이 있을 문화로 영화(또는 넷플릭스 시리즈), 애니메이션, 게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나는 애니메이션과 게임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자칫 너무 자세한 내용이 나오거나 지루할 수 있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핀에세이의 구성 특징답게 하나의 작품에 대해 길어도 10 페이지 이내여서 가볍게 읽기 좋았다. 전혀 모르던 작품들 중에도 궁금한 것들은 따로 필기도 하고, 보고싶은 작품으로 눌러두기도 했다.

누군가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신나게 적은 글을 보면 덩달아 신나게 읽게 된다. 두 권째 읽는 핀에세이지만 기획도, 작가도, 편집도 좋은 시리즈라 다음 편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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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약국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1
김희선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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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4~5p 분량의 에세이를 한 편씩 읽으며 어쩜 이렇게나 많은 동식물들을 알고 계실까 놀라웠는데, 다 읽고 나니 주변에 대한 끈임없는 다정한 관심 덕분인 듯 하다. 여전히 동네 주민들의 사소한 건강까지 챙기는 약사님이 바라보는 세상은 따뜻하기도 하고, 조금은 씁쓸하기도 하지만 아름답다. ‘밤’은 시간적 의미의 밤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어두운 하루일 수도 있을 테니 이 에세이의 제목으로도 딱이란 생각이 들었다.

약국은 어쩌면 그 동네 사람들의 작은 아픔까지도 잘 아는 곳일 것이다. 집 근처 약국에 가면 꼭 어르신 한 두분이 계시던데, 그냥 지나쳤던 그 순간을 다시금 생각해본다. 약사님들도 직장인, 직업인으로서 상대하기 어려우실 때가 있을 텐데, ‘마음이 아플 때도 약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기엔 어렸다’고 하시는 부분을 보며 그 애환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뒷표지의 추천사를 보니 작가님의 소설은 SF와 기담과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를 다루고 있고, 그 모태는 그가 살고 있는 작은 도시와 이웃의 풍경들이라는데, 소설은 어떻게 그려졌는지 궁금해진다.
자기 전에 어두운 밤의 달처럼 거리를 빛내고 있는 <밤의 약국>을 상상하며 읽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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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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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년범죄, 미성년자 상대 범죄를 공부할 때 봤던 사례를 그 시각에서 모두 읽은 사회로 떠밀려서 갈 곳 없이 범죄를 선택하는 과정을 보면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범죄는 정당화되지 않는다. 이 소설은 이런 현실을 잘 반영하여 가출소년들을 비난하지도 옹호하지도 않기 때문에 불편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소설이 무겁고 암울하게 끝나지 않은 점은 ‘인수’가 본인의 청소년기를 떠올리며 비슷한 소년 ‘이호’를 어른으로서 보듬어준다는 점에 있다. ‘즐거운 우리집’에서 만난 친구들처럼 되지 말라고, 옳지 않은 길로 가지 말라고 말해주는 한 사람만 있어도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어서 일말의 희망도 읽을 수 있었다. ‘경우’는 이제 인수의 곁에 없지만, 우리 주변엔 늘 또 다른 ‘경우’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뭉클한 여운이 남는다.

낳으라고만 하지 말고 이미 태어난 아이들이 잘 보호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할 텐데.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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