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약국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1
김희선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균 4~5p 분량의 에세이를 한 편씩 읽으며 어쩜 이렇게나 많은 동식물들을 알고 계실까 놀라웠는데, 다 읽고 나니 주변에 대한 끈임없는 다정한 관심 덕분인 듯 하다. 여전히 동네 주민들의 사소한 건강까지 챙기는 약사님이 바라보는 세상은 따뜻하기도 하고, 조금은 씁쓸하기도 하지만 아름답다. ‘밤’은 시간적 의미의 밤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어두운 하루일 수도 있을 테니 이 에세이의 제목으로도 딱이란 생각이 들었다.

약국은 어쩌면 그 동네 사람들의 작은 아픔까지도 잘 아는 곳일 것이다. 집 근처 약국에 가면 꼭 어르신 한 두분이 계시던데, 그냥 지나쳤던 그 순간을 다시금 생각해본다. 약사님들도 직장인, 직업인으로서 상대하기 어려우실 때가 있을 텐데, ‘마음이 아플 때도 약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기엔 어렸다’고 하시는 부분을 보며 그 애환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뒷표지의 추천사를 보니 작가님의 소설은 SF와 기담과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를 다루고 있고, 그 모태는 그가 살고 있는 작은 도시와 이웃의 풍경들이라는데, 소설은 어떻게 그려졌는지 궁금해진다.
자기 전에 어두운 밤의 달처럼 거리를 빛내고 있는 <밤의 약국>을 상상하며 읽기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