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란히 계절을 쓰고 - 두 자연 생활자의 교환 편지
김미리.귀찮 지음 / 밝은세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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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소하지만 끊이지않는 일상의 무게에 짓눌려 활자도, 드라마도 제대로 보지 못할 지경의 번아웃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좋아하던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요즘은 매일매일 가볍게 번아웃을 겪는 걸 토스트아웃이라고 한대요🍞 맞아요, 저는 지쳐있었어요. 쉬고싶었습니다. 위로를 얻고싶었어요. 일상의 감사함을 잊었었죠.

그때 이책을 만났습니다. 김미리 작가님과 귀찮 작가님의 교환편지를 묶은 책인데요. 도시와 회사를 떠나 각자의 삶을 선택하신 두 분이 사계절 동안 주고받은 편지들을 모은 초록책은 저에게 "평온함"을 선물하는 듯했습니다. 두분은 자연 속에서의 만나는 소박한 일상과 프리랜서로서 겪는 현실적인 독립 생활을 담백한 문체로 써내려가는데요. 100점이 아니어도 우리네인생이 이어지는 것처럼 내 하루도 반드시 100%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듯했어요. 중요한 마음가짐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었죠.

우리는 삶이라는 큰 물줄기 속에서 다양한 일들을 만나며 불안해하고 흔들리지만 계절은 어김없이 돌아오고, 자신의 때에 저마다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듯이 우리도 각자의 속도대로 걸어가고 있으니까, 분명 괜찮을 거예요.
괜찮아요. 잘하고 있어요.
오늘도 한사람 몫을 꿋꿋이 살아가는 당신의 걸음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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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일의 세계를 유영하다보면 가끔은 수면 위로 나와 숨을 쉬어야 한다는 것을 잊기도 하잖아요. 대충 라면이나 끓여 먹자 싶은 마음이지만 그 마음을 떨치고 텃밭으로 나가는 것이 핵심이자 결정적 고비입니다. 먼저 텃밭에 무엇이 열렸는지 보고 그 채소로 할 수 있는 간단한 레시피를 검색해요. 인터넷에 계신 여러 요리 스승님들의 가르침에 따라 채소를 씻고, 다듬고, 조리합니다. 그러면서 조록조록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싱그러운 채소의 향을 맡고, 나무 도마에 칼이 탁탁탁 부딪히는 감촉을 느끼고, 오묘하게 바뀌는 요리의 색깔들을 봅니다. 잠시 고개를 들어 창밖에 양떼구름을 확인하기도 하고요. 그럴 때면 잠시 멀어졌던 삶의 영역으로 차분히 회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요리가 완성되면 좋아하는 그릇에 담고 테이블 매트를 꺼내 정갈하게 밥상을 차립니다. 귀한 손님을 모시듯이 말이에요. 그렇게 한 끼를 먹고 나면 일의 파도에 휩쓸리는 게 아니라 나아가고 싶은 방향과 속도로 보다 자유롭게 헤엄칠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그게 바로 밥심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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