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목격자들 - 어린이 목소리를 위한 솔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연진희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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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목격자들.. 가장 최근까지 전쟁을 목도한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뜻이니까 천년만년 사는 사람이 없다면 전쟁 당시 아이들이라는 말이다.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도 아니고 아무런 전쟁과는 이해관계도 없는 이들이 목격자가 되어 하는 말이라는데에 의미를 두고 있다. 본능이나 순수에 가까운 이들의 목격담이기에 사상이나 이념따위 없는 시선으로 전쟁을 한번 바라봐 어때?
라고 작가가 말을 거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때리고 밟고 수치를 주고 총을 쏘아 죽이고 그걸 재밌다고 낄낄거리는
엄마, 아빠, 형제와 흩어지고 모르는 아줌마 할머니가 거둬 길러주고 게토로 끌려가지 않도록 목숨걸고 연대해 감싸주고
굶주려 죽어가면서도 더 굶주린 사람을 위해 먹을 것을 건내는 인간의 밑바닥과 인간의 고양된 양심을 다 목격한 그들에게서 뭐라 말을 이을 수가 없다.
생각해 보면 그런 목격자들이 벨라루스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지구 곳곳에 그래 왔고 지금도 진행중인 것이다.
내 아버지도 6.25를 겪으셨는데 그 기억을 자식들에게 풀어내신 적이 없다. 그렇게 산업역군으로 이 나라를 갈고 닦아 일으켜 세운 그들이 다 엄청난 트라우마를 겪은 목격자들인 것이다. 너희가 배고픈 적이 있느냐. 이산의 아픔, 참상에 대한 기억이 이런 것이었으리라.
그렇게 악착같고 열심이고 부지런히 살뜰하게 내 식구 먹이고 챙기느라 급급해 옆도 뒤도 못 돌아보던 그들이 마지막 목격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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