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 : 신들의 사생활 2 - 상상 그 이상의 신神 세계! 그리스 로마 신화 : 신들의 사생활 2
<그리스 로마 신화 - 신들의 사생활> 제작팀 지음 / 단꿈아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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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생활 책 같아서 읽고 얘기해 보고 싶고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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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보다 Vol. 1 얼음 SF 보다 1
곽재식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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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로 가제본 상태의 책을 읽을 수 있었고, 완성본이 궁금해 간 서점에서 심완선 작가의 후기/서평을 읽고는 1.5배쯤 더 좋아졌다:)

작가 중 하나라도 좋아한다면, 또는 아무도 모르더라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아래는 인스타에 가제본 이벤트로 올렸던 글이다. (책 말미에 수록된 정식 서평과 비교하려니 이렇게 조악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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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되는 과정은 거의 언제나 다른 작가를 통해 이루어진다. 가장 흔한 경로는 다양한 작가의 글을 엮어 낸 모음집이다. 좋아하는 글을 통해 다른 글을 좋아하게 되는 곳. 이번 여정의 계기가 된 이름은 연여름이다. 작년 <리시안셔스>를 시작으로 사랑하게 된 이름이다. 하지만 곽재식-구병모-천선란 또한 좋아하는, 알고 있는 이름들이다. 문학과지성사의 -보다 시리즈 역시 그러하다.

결국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나는 이 책을 읽게 되었을 것이다.

1.

아는 작가의 글을 보면 아, 이 작가의 글은 이렇지, 싶은 때가 많은데 곽재식 작가의 글이 대개 그렇다. <얼어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모 공기업 또는 공적 기관 또는 공적 업무의 사주를 받는 조직의 일원이고, 대개 이런 주인공이 그러듯 어처구니없는 사내정치에 휘말려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대체로 이런 글을 읽을 때면 순문학과 sf의 장르적 경계는 문맥을 해독하는 독자의 마음에 있지 않나 의심스럽다. 얼음 땡! 외쳐야 할 것 같은 이야기.

비슷하지만 다르게, 구병모의 글의 dna는 소재보다는 문장과 이미지로 발현한다. <채빙>의 나는 냉동인간으로, 해동되지 못한 채 바깥을 주시하는 수동적인 입장이다. 그 상태로 나는 나름대로 나라는 존재를 이해하고 판단하지만, 보다 중요한 건 외부에서 정의되는 '나'이기에 모든 희비극은 내 안에서만 시작하고 수렴한다. 얼음 속 무언가 조용히 들끓는 듯한 이야기.

남유하는 내게 새로운 작가인데, 나는 그를 사랑하는 이의 시체를 먹는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었다. 작가와 독자의 만남은 맞선과 달리 합의로 이루어지지 않기에 매번 신기하고 조금은 당황스러운 것이다. <얼음을 씹다>는 서늘하지만 서글프지는 않았다.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 고드름을 닮은 어린아이의 손가락을 부수어 씹는 허기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귓속의 세입자>는 말 그대로 귀에 잠시 들어와 사는 외계생명체를 반사판 삼아 인간 사회를 바라보는 내용이다. 이런 쪽의 소재를 보면 언제나 메이어의 <더 호스트>가 떠오르는데, 이번에는 특히 더 그랬다. 이런, 인간이라는 종의 온기와 열정, 치열함을 특정짓는 글을 볼 때마다 더욱 치열하고 열정적이며 온도 높은 생명체를 상상한다. 세입자의 종족이 붙어 살던 시절이, 한기가 아닌 온기를 추구하던 때가 궁금했다. 미지근한 물 같은 이야기.

연여름의 <차가운 파수꾼>은 가장 좋았던 이야기. 짧은 이야기 속 피어나고 퇴장하는 등장인물을 아끼기란 힘든 일인데, 이제트와 노이와 선샤인은 단편의 구성물이 아니라 각자의 사고와 서사가 있는 존재라 마음이 간다. 뜨거운 여름을 이겨내기 위한 수단이 아닌, 생각하고 회의하고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 연여름의 등장인물은 글 몇 줄을 통해 내 마음에서 사람이 된다. 난 이 작가가 정말로 좋다.

모음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천선란의 <운조를 위한>으로, 운조는 낮에는 소를 죽이고 밤에는 고양이를 얼리는 수의사다. 동물에 대한 사랑은 수의사가 되기 위한 기본요건일까 탈락 요소일까. 수의사가 아닌 입장에서야 당연히 전자지만. (객관적이지 않은 의견이다. 나는 죽을 때까지 마음으로 저주하고자 하는 수의사가 있다.) 아무도 죽지 않았으면, 죽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차갑지 못한 마음은 녹아서 흩어진다.

2.

꾸밈 없이 하얗고 밋밋한 가제본이라 좋았다. 잔인하거나 담담하거나 슬프거나 올곧은 이야기들은 얼음 같기도, 물 같기도, 빙하 아래 아래 아래에도 흐르는 마그마 같기도 하다.

#SF보다 #SF보다_얼음 #SF보다_서평단 #문학과지성사 #곽재식 #구병모 #남유하 #박문영 #연여름 #천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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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자의 덕질 1 - S코믹스 S코믹스
야츠다 테키 지음, 박연지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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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 너무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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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죽음 - 살아가면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것에 대하여
장 아메리 지음, 김희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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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 나는 여러 감정을 느끼고 있는데 지금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분노다. (나는 당신의 유서를 읽을 생각은 아니었다.)

장 아메리는 서문부터 이 책의 내용은 자살-또는 자유죽음-에 대한 변호가 아니며 다만 스스로 그 주제를 고찰한 결과일 뿐이라 말하지만 그는 <자유죽음>의 출판 후 2년이 지난 1978년 자살했다. <자유죽음>의 다섯 단락을 자신의 죽음의 논리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읽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장 아메리는 자살이라는 현상의 사회경제적 배경 또는 심리적 연구 또는 과학적 분석을 배제하고 철학적이며 개인적인 측면에서 자유로운 죽음을 고찰했기에 이 책을 평가하기란 곧 작가의 삶에 대한 태도를 평가하는 행위가 된다. 그러나 그 삶은 너무 괴로운 것이었고, 그는 너무 지적이고 재치있는 사람이라 뭐라 말하기가 두려워진다. 그는 자살했으니까.

<자유죽음>에서 가장 괴로운 부분은 4장 '나 자신에게 속하자'였다. '직업적 성취를 위해 자살희망자의 자살욕구를 부정하고 삶을 살리는 자신에게 도취하는' 상담자의 희화화가 나오는 도입부터 나는 전혀 우습지 않았다. 사회 이전에 개인이 존재한다는 철학적 전제가 실제 자살행위로 개인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조각하지 못한다.

이 책의 핵심이라 할 법한 4장은 작가가 가장 강하고 설득적인 논리를 피력하는 곳이다. 그렇다. 결국 선택하는 주체는 개인이다. 삶이 자유롭다면, 죽음까지도 자유로워야 한다. 하지만.

자살은 상처가 된다. 이 잘 쓰인 유쾌하고 깊이있는 자살에 관한 수필이 2년 후 작가의 선택에 대한 예고서란 사실이 나에게 상처가 된다. 그 괴로움은 우선적으로 내 책임이지만, 그 드높은 지성과 고단한 삶으로 엮어낸 지혜로 자살에 '자유죽음'이라는 관을 씌우고는 곧이어 자살해버린 장 아메리는 그 원인이다.

자살자의 관점에서 당연히 자살은 희망이요 선택이요 마지막 구원이며 자신이 택할 수 있는 마지막 갈림길이다. 이 책을 긴 유서로 남기고 싶지 않았다면 장 아메리는 그렇게 죽지 말았어야 했다. 그건 타인에게 자신의 글을 읽힌 지식인으로서 그가 지키지 못한 책임이다.

우울증이 언제나 병증은 아닌 것은 맞다. 그러나 우울이 희망없는 상황에 대한 타당하고 합리적인 사고의 산물이라 하더라도, 그게 치료와 교정의 대상이 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상황이 바뀌면 달라지고, 시간이 흐르면 바뀐다. 그 때를 기다릴 수 있도록 진단하고 처방하는 것을 반드시 자유에 대한 탄압이라 불러야 하는가? (기다릴 수 없는가?)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 위에 개인의 삶에 대한 권리를 두는 장 아메리는 그 논리를 위해, 한줄기 비웃음과 함께, 사회와 개인을 엮는 끈을 끊는다. 1978년에 그는 죽었고, 그는 정말 똑똑한 사람이었다. 이 똑똑하고 논리적인 책을 쓸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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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 루나 + 블랙박스와의 인터뷰 + 옛날 옛적 판교에서 + 책이 된 남자 + 신께서는 아이들 + 후루룩 쩝접 맛있는
서윤빈 외 지음 / 허블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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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더 재미있는, 더 자극적인, 더 참신한 글도 있었지만 제 5회 한국과학문학상 작품집에서 가장 내 마음을 울린 작품은 성수나 작가의 <신께서는 아이들을>이었다. 반복해 읽으며 골몰하고, 내 슬픔과 미련에 대해 생각했다. 

이야기는 아주 간단한 구조의 세상을 다루고 있다. 

아이들은 바다에서 올라온다. 죽은 아이들이다. 피안의 섬에는 무덤과도 같은 작은 언덕이 있고 잠시 머무를 오두막이 있다. 바다 아래는 차안이다. 이곳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신이 아이들을 사랑하기에, 아이들은 다시 태어날지 또는 그저 사라질지 결정할 수 있다. 섬을 지키는 반려동물과 반려인은 결정의 순간까지 아이들을 돌본다. 

반려동물은 말을 할 수 있다. 아이들과 반려인은 말을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섬이 조용한 장소인 건 아니다. 종을 울리고 섬을 뛰어다니는 소리가 있고, 일대일로 얼굴을 마주보며 입모양으로 소통을 한다. 너무 많은 말소리로 너무 적은 말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배인 걸까. 섬은 생각하는 장소다. 

섬을 둘러싼 바다는 신의 그물, 신의 사랑이다. 반려동물과 아이들은 바다에 몸을 담그는 것만으로 충만하다. 반려인은 열매와 풀을 먹어야 한다. 반려인은 이질적인 존재다. 바다를 통해 환생하거나 바다에 녹아들어야 하는데 바다는 그를 받아주지 않는다. 신은 왜 그를 사랑하지 않는가? 그가 신을 믿지 않기에?

서글픈 듯 잔잔하게 이어지는 사후의 이야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이, 신, 바다, 섬, 반려인, 반려동물은 무슨 상징일까 고민하다 이것저것 덕지덕지 모티프를 부여하다 이내 지루해졌고, 그제야 순순히 글을 활자 그대로 읽었다. 그러니 간단해졌다. 사람이 사람을 구하는 이야기다.

반려인은 섬에서 아이들을 돌본다. 신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신의 그물은 촘촘하고 완벽하지만, 신은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세상은 완벽하지 않고 아이들은 실수를 하고 어쩌면 신의 손을 놓칠지도 모르니까. 그 때 손 놓지 않을 누군가가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그러니 불신자는 섬에 머무르며, 무조건적이지 않은 사랑과 전능하지 않은 능력으로 아이들을 지킨다. 

동물이 하듯, 또는 어린아이와 신이 하듯 의심하지 않는 사랑이란 아름답고 편안하다. 불신하는 사랑은 그에 비하면 보잘것없지만, 사랑에 상대비교는 의미가 없다. 그러니 이야기의 끝에서 불신자는 신자가 되고, 그 믿음의 대상은 자기 자신이자 자신이 지킨 아이들이리라. 나는 그 믿음 자체가 신의 얼굴이라 믿는다. 

글을 곰씹고 한껏 술렁이는 마음으로 작가노트를 읽었다. 

 '...내가 이들이 갖고 있는 믿음이라는 힘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나를 따돌리는 이 수많은, 무방비한 뒤통수들. 그런데 왜 밉지 않은 걸까. 나는 그들 사이에 멍하니 앉아 생각했다. 아주 먼 훗날에, 의심 많은 내가 무언가를 믿게 된다면, 그건 종교가 아니라 이 뒤통수들일 거라고. 그 믿음으로 이야기를 썼다.'
p.286

작가의 말로 비로소 내 안에서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찬찬히 읽었다. <신께서는 아이들은>은 신과 믿음에 관한 이야기이지, 신앙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여기서 믿음이란 절대적인 존재에 대한 무결한 믿음이 아닌, 보다 불확실하고 불안정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존재하는 것들 사이의 믿음이다. 의심과 공존하는 믿음이다. 

나는 어떠한 신앙도 없지만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 믿음이 누군가에게, 그리고 내게 구원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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