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준비한 꿈은 모두 매진입니다!
오늘도 잠드는 길에 저희 매장에 들러 주신 고객 여러분.
금일 준비한 꿈 상품이 전량 소진되었으니,
내일 다시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가게는 연중무휴,
매일매일 좋은 꿈을 잔뜩 쌓아 두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느 부부가 2주가 지나도록 태몽을 찾아가지 않았지. 그래서 부부의 친한 친구나 양쪽 부모님에게 주려고 했었는데, 그들도 오지 않아서 결국은 아내쪽 가장 친한 친구의 친동생에게 태몽을 줬었지. 친구 동생은 미혼에다가 부부를 본 적도 없는데 태몽을 꿔서 적잖이 당황했을걸세. 나도 정해진 기간 내에 전달을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었어."

"이 손님은 항상 이 시간쯤이면 눈꺼풀이 무거워졌었지. 하지만 나이가 드니 잠이 많이 줄어드셨어. 요즘엔 도통 꿈을 사러 오시지 않아. 여긴 내 추억이 깃든 곳이야. 예약해 놓고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 분들은 눈꺼풀을 아주 살짝 손가락으로 쓸어주기도 하는데, 한창 중요한 일 중에 깜빡 졸아버리면 곤란하니까 함부로 손대지는 말아 주렴."

푸드트럭 앞의 많은 사람들이 이미 머그잔에 담긴 양파 우유를 홀짝거리고 있었다. 나이가 지긋한 손님들은 노곤한 표정으로 만족스럽게 마시고 있는 반면에, 꼬마들 몇몇은 한 모금 마시더니 죽을상을 했다.
한 꼬마는 바닥에 우유를 일부러 질질 흘리고 있었다.

"게임을 하느라 안 자는 사람들, 스마트폰을 보느라 늦게 자는 사람들, 애인과 통화를 하느라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모두들 당장 즐거운 일을 하느라 자는 걸 미루는 거잖아요?"

"주문한 꿈을 제대로 수령하시기 위해서 여러분이 지켜주셔야 할 일이 딱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뭐죠?"
"매일 밤 꼬박꼬박 최대한 깊은 잠을 주무세요. 그게 전부랍니다."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3배 이상 뛰어넘었습니다. 깎아지른 인구 절벽 시대, 올해 입영 군인의 수도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입니다. 이에 따라 병무청에서는 만 30세 미만의 전역 군인을 대상으로 신체검사를 재실시하여 재입대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드림 페이 시스템즈 Ver4.5! 가게 운영에 필요한 모든 기능이 들어 있는 통합 프로그램이야. 특히 꿈값 정산 시스템이 기가 막히게 잘 되어있어."

"하지만, 잊지 마세요. 손님들께서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들을 이겨내며 살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는 순간 이전보다 훨씬 나아질 수 있죠."

"이번 주 복권 당첨 번호를 보고 싶어요."
"죄송합니다, 손님. 그런 용도로는 팔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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