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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 - 숭배와 혐오, 우리 모두의 딜레마
클레어 데더러 지음, 노지양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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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재능을 가진 천재들 또는 괴물들

이들의 창작물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아마도 이 질문이 이 책의 중심이 되는 가장 큰 주제를 잘 담아내고 있지 않나 싶다. 이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우리가 소위 '걸작'이라 부르는 작품들의 창작자이자 비도덕적인 사생활과 범죄로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나도 모르게 움찔하며 읽어나간 문장들이 꽤 있었는데 그만큼 정곡을 찌르는 표현들이 넘쳐흐른다. 물론 이러한 표현이 불편함을 느끼게 하기 보다 마치 체했을 때 바늘로 손을 찔러 체기가 서서히 빠지는(?) 느낌이랄까? 나에게는 그런 효과를 주는 책이었다.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모호한 주제를 다루고 있기에 예상한 대로 나는 완독 후에도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그러나 정답이 없다고 과정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듯 일상 속에서 예술작품과 창작물을 쉽게 접하는 요즘 시대에 어느 누구에게나 해당할 수 있는 이 딜레마적 상황을 한 번 쯤은 되짚어보고 생각을 가지런히 정리해 볼 필요는 있다고 느꼈다.  

괴물이 되어버린 창작자의 훌륭한 창작물을 접하고 문득 '당황스러운 감정'을 마주해본 사람이라면 괴물들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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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맨 암실문고
마틴 맥도나 지음, 서민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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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희곡이란 꽤 생소한 장르였지만 데뷔작부터 모든 작품을 히트시킨 천재 극작가 마틴 맥도나의 대표작이라 하여 더욱더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했다. 배경은 경찰서의 취조실, 단 네 명의 인물, 한정된 배경과 인물을 중심으로 200P 분량밖에 되지 않는 이 얇은 이야기 속엔 꽤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단순한 듯 복잡하고, 복잡한 듯 단순한 묘한 느낌이랄까? 예상했던 대로 책은 얇지만 결코 얄팍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살인, 아동학대 등 자극적인 소재들을 다루다 보니 다소 불편한 표현들이 존재하지만 마치 한편의 연극을 보듯 몰입감 있게 빠져들며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필로우맨'은 아이들에게 미래의 고통을 피할 수 있도록 현재의 죽음을 인도하는 비극적인 존재로 등장한다. 이 책은 인간에게 '이야기란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듯했지만, 개인적으로 필로우맨의 존재를 통해 인간의 삶에서 '고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더 많이 떠올렸던 것 같다. 책이 던지는 질문과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마저도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기묘하면서도 미묘하게 빠져드는 책이었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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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
김헌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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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가 신들의 이름이 너무 길고 어려워서 읽는 도중에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성인이 되어 다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길고 어려운 신들의 이름보다 다양한 상황에 마주한 신들의 선택과 행동에 더 집중하며 읽게 되었다.

여러 신화 중에서도 가장 여운이 남는 것은 '오이디푸스' 이야기다. 도서와 더불어 책의 저자인 김헌 교수님의 여름방학 특강을 청강하고 나서 오이디푸스 신화가 인간에게 던지는 질문을 다시 한번 되짚어볼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강의를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 신화가 나에게 던진 질문의 답을 확실하게 정의하진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신화를 읽는 방법과 이유'에 대해 아래와 같이 확실하게 정리할 수는 있었다.

1) 그리스 민족이 만들어어 낸 일종의 픽션이라 할 수 있는 '신화 속에 담긴 메시지는 무엇일까?'
2) 그리고 그 '메시지 속에서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까?'
3) 신이든 영웅이든 이 이야기들은 모두 인간을 비추고 있기에 '신화를 이해하는 과정이 곧 인간을 이해하고 지혜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 그 자체로도 재밌지만 위의 3가지 관점으로 이야기를 읽어 나가는 것 또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타인의 성공담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책보다 자신의 관점에서 신화를 해석해 나가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 어쩌면 자기를 계발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에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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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는 혼자 진화하지 않는다 - 인류의 삶을 뒤바꾼 공진화의 힘
피터 J. 리처슨.로버트 보이드 지음, 김준홍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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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생물학에 대한 책을 읽다 보면 '과연 인간의 행동과 사고방식의 근원이 유전자의 자연선택 즉, 생물학적인 접근만으로 작용하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이 늘 따라다녔다. 그 외에도 뇌과학, 심리학 분야의 책을 읽어봐도 이 질문에 대한 의문이 시원하게 풀리지 않았다.


예를 들어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신의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한 생존 본능을 가진 이기적인 생명체이면서도 뇌의 거울 뉴런 작용으로 인해 타인의 마음과 행동에 공감하려는 이타적인 본능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듯했지만 그럼에도 항상 2%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부족했던 2% 중 1%는 채워지는 듯했다. 그러니까 문화적인 진화 과정으로 이기주의보다는 이타주의를 선호하게 하는 사회적 환경이 만들어지고, 이 환경 속에서 인간의 진화와 행동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 것으로 이해했다.


물론 진화나 문화나 딱 떨어지는 '자'처럼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고,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세계는 복잡하기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는 그간 '문화'에 대해 사회/예술적으로만 접근해 봤지, 진화론적으로 접근해 봤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유전자와 문화는 서로 영향을 미치며 함께 진화한다는 '유전자-문화' 공진화의 관점 자체가 매우 흥미롭고, 신선한 자극과 시야를 가져다준 것은 확실하다.


진화론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해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니 문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시야 또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신선한 관점을 가져보고 싶다면 한 번쯤은 읽어보길 추천한다.



출판사에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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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바다 암실문고
파스칼 키냐르 지음, 백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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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폐미를 소설로 표현하면 사랑바다가 아닐까?

이 책을 다 읽고, 내가 느낀 소설의 이미지를 표현한 한 문장이다.


그간 제가 읽어왔던 소설들과는 다르게 인물, 배경, 이해관계에 대한 정보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아 읽는 내내 난감했던 책이다. 반면 인물들의 욕망에 대해선 보다 선명하고 적나라하게 표현되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책의 중반부까지 읽으면서 내가 제대로 읽고 있는 것이 맞나 의심할 정도로 전반적으로 표현 방식이나 전개 방식이 매우 독특하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이 소설이 주는 ‘선명하지 않은 느낌’이 오히려 이 책 속으로 묘하게 빠지게 되는 매력 포인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건지 의심하면서도 계속해서 책을 손에서 놓지 않게 된다. 그렇기에 속독이 불가능하며, 책을 읽는다는 표현보다는 음미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독서 경험이었다.


그리고, 책을 완전히 다 읽고 나서 들었던 생각이다.

‘선명하지 않아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이야기. 

아, 이 소설 자체가 삶을 이야기하고 있구나’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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