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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설레게 한 유럽 미술관 산책
최상운 글.사진 / 소울메이트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나에게 예술지수를 말하라고 한다면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미술에 대해서는 학창시절부터 그리기를 싫어했고 단지 과목으로 봤기 때문에 삶에서 미적 감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또한 명화를 감상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감상 포인트를 어디다 둬야 할지도 몰랐기 때문에 명화의 가치를 알 수 없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현재까지 명화를 소개한 책을 두 세권 접하고 나서는 달라졌다. 명화의 탄생배경과 화가의 삶의 스토리를 읽어가며 감상하게 된 이후로 여러 작품이 마음에 새겨지게 되었다. 그리고 가끔은 실제 그 작품을 보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히기도 하였다. 그 명화가 어느 나라의 어느 미술관에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된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러다 미술을 테마로 한 여행에 관한 책 <나를 설레게 한 유럽 미술관 산책>을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책에서 만났던 명화를 실제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에 찾아가 작품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에 위치해 있는 이름도 생소한 미술관에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빈 센트 반 고흐의 <까마귀가 나는 밀밭>, 에두아르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 등의 유명한 작품을 저자의 발걸음이지만 실제 명화와 마주한다는 것은 정말 설레게 하는 일이다. 또한 미술관을 테마로 한 여행이야기이지만 유럽의 대도시의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어 아직 유럽 여행을 해 보지 않은 나에겐 환상의 도시나 다름없는 그곳들을 동경하게 한다. 그리고 그 동경은 잠시 명화를 뒤로 하고 낭만적인 도시 여행을 상상하게 한다.
르네상스 예술양식을 그대로 담고 있는 피렌체, 그 도시에서 빛나는 조각상들에 둘러쌓인 시뇨리아 광장은 여러 조각상들로 인해 인간의 욕망을 분출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한 때 찬란했던 제국의 땅 로마의 나보나 광장은 신들의 조각을 담은 멋진 분수들과 주변에서 거리 공연의 조우로 인해 활기가 가득한 생동감 있는 거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르네상스 분위기가 나는 우아한 벽화를 볼 수 있는 마드리드의 마요르 광장은 수십 개의 벽화가 붙어 있어 이색적인 모습으로 장관을 이루었고, 낭만적인 운하 주변에 자연스러움으로 치장한 헤이그의 비넨호프 전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욕심이 없어지고 그곳에 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이렇듯 각 나라마다 서로 다른 도시의 풍경은 오감의 촉을 변화무쌍하게 만들어다. 그 곳에서 살았던 화가들도 도시가 주는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하니 도시가 주는 느낌을 갖고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반 고흐가 쓴 편지를 읽어 본 후라서 반 고흐 미술관을 관심 있게 보았다. 단 한 장의 사진이지만 ‘반 고흐 미술관’을 보니 마치 그곳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이미 고흐의 작품을 여럿 알고 있었기에 친근한 느낌으로 작품을 감상했고 작품 속에 담겨진 그의 삶의 이야기가 애잔하게 다가왔다. 이처럼 책에 소개된 모든 미술관은 작가의 발걸음과 함께 하다보면 마치 동행자의 신분이 되어 어느새 작가의 느낌과 생각을 공유하게 된다.
30일간 이면 책에 나오는 유럽의 도시와 미술관을 들러 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시간과 돈이 허락되지 않을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는 마치 미술관에 간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제공할 것이고, 미술관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정보 제공에 손색이 없다. 유럽 명화들을 찾아 떠나는 낭만적인 미술관 여행, 정말 귀중하고 값진 시간 여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