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알수록 위대한 우리 과학기술의 비밀 - 개마무사가 달리고 신기전으로 쏘다
이명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한국사를 공부했던 학창시절, 역사의 흐름 파악과 더불어 각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의 발전에 대해 세부적으로 공부해야 했는데 그나마 문화파트를 수월하게 공부했던 것 같다. 하지만 시험에 나올법한 내용을 달달 암기를 해선지 입시가 끝난 후 머리 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역사가 남긴 유물을 통해 무엇인가를 느낄 새도 없이 지나가버린 것이 아쉬워 대학시절 홀로 답사여행을 떠나 느껴 보려 했지만 그마저도 지속되지 않았다. 요즘에서야 아이들 교육 삼아 역사박물관에 가서 우리나라의 역사와 유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그 시대에 참 대단한 기술을 가졌음을 간접적으로 느껴가고는 있지만 빠른 시간에 겉핥기로 보고 온 모습으로만은 깊은 자부심을 느끼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였는지 선조가 남긴 유물에 대해 배경 설명이 자세히 첨부된 자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게다가 읽기에 어렵지 않고 재밌는 자료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런데 그에 적합한 책을 찾게 되었다. 바로 <우리 과학기술의 비밀>이다. 이 책은 고조선 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유물에 대한 과학기술을 우리 문화유산의 역사적 사실과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더구나 동시대 전 세계의 유물과 비교하며 과학기술비교를 해 놓은 점은 우리나라의 유물의 우수성을 더욱 깊이 느끼게 해주었다. 그 우수성을 몇 가지 유물을 통해 알아보자.

[고조선의 청동기 제련 기술]

고조선의 청동기 주조기술은 당대 세계 최고의 기술로 증명되었다. 다른 국가의 출토 유물과 비교해 보면 납 성분을 다량 포함한 청동기를 보유한 다른 나라에 비해 고조선 청동기는 아연 성분을 다량 포함하고 있는데 청동과 아연은 비등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두 물질의 합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도의 합금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조선에서는 초기 청동기부터 청동과 아연의 합금을 많이 사용했던 걸로 보아 시기적으로 세계사에 남을 발명으로 평가된다. 청동기 제조기술이 로마보다 1000년, 중국보다 2,000년 앞선다는 역사적 사실로 보아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이다.

[고조선의 주철기술]

자연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던 철은 야금 공정이 복잡하여 청동 주조 기술보다 늦게 알려졌는데 고조선은 중국보다 수직 용철로를 개발해 다양한 주철 제품을 생산했다. 특히 기원전 6세기를 전후에 질 좋은 강철인 백색주철을 생산하기에 이르렀다는데 이는 세계 최고의 첨단 제련기술이고 고조선시대에 강철을 열처리하여 칼을 만들었다는 것은 고조선이 동북아시아에서 막강한 군대를 보유한 강대국이었음을 시사한다.

[나노 기술의 제품인 다뉴세문경]

고조선의 후기 청동기시대부터 초기 철기시대에 제작된 세문경은 오로지 한반도에서만 출토되는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이다. 문양의 조잡도와 정밀도에 따라 이름이 제각각이지만 특히 국보 제141호로 지정된 다뉴세문경은 나노기술에 가까운 초미세기술로 주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 이유는 거울 뒷면에 1만 3000여 가닥의 직선과 원형의 선이 정밀하게 조각되어 있는데 1밀리미터에 3개의 선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0.2밀리미터 간격을 두고 조각되어 있으니 이는 현대에 CAD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확대해 보면서 그려야 한다는 것인데 정확히 어떤 기술인지 밝혀있진 않지만 그 당시 세계 최고의 초정밀 세공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만큼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세계 최고층의 황룡사 9층 목탑]

불교의 유입으로 불교문화가 번성했던 삼국시대에는 잘 알다시피 탑을 비롯해 사찰 목조건물이 많이 만들어진 때다. 그것도 최고의 기술과 예술 감각으로 갖춘 목공들에 의해 건축되었는데 특히, 황룡사 9층 목탑은 645년을 전후하여 전 세계에서 고층 목조건물을 건축한 나라(고구려, 백제, 신라, 중국, 일본) 중에 건축된 가장 높은 목조건물이다. 외세 침략으로 지금은 현존하지 못해 매우 안타깝지만 그 세계 최고의 기술력만큼은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이다.

[조선시대 세계 최초의 로켓들]

화약을 떠오르면 노벨이지만 그보다 600년 앞서 중국 송나라 때 이미 화약을 군사용으로 사용했고 이 기술이 아랍과 유럽에 전래되었다고 한다. 그런 화약이 한반도에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고려 말 최무선에 의해 다양한 화약이 만들어 졌다. 독자적인 화약 발명으로 조선시대에 이르러 로켓들이 발명되기 시작한다. 그 이름을 적어보면 ‘세계 최초의 휴대용 로켓인 소신기전’ ‘세계 최대 길이의 로켓인 대신기전’ ‘세계 최초의 2단 로켓인 산화신기전’ ‘세계 최초의 미사일인 중·대신기전’ 이다. 이중 산화시기전이 세계에서 공인된 최초의 2단 로켓이다.

이 외에도 금공예와 고인돌을 포함한 석조기술과 과학기술의 합체로 만들어진 많은 유물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이러한 사실로 보아 우리나라가 고대부터 과학기술 강국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는 것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침략 전쟁으로 소실된 많은 문화유산과 이렇게 위대한 기술력이 중간에 사라졌다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반도체, 건축, 예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위상을 떨치고 있는 것은 이런 분야에서 선조들의 탁월했던 유전자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역사의 유물을 통해 바라본 우리 과학기술의 우수성을 보고 한민족의 자부심을 느꼈고 앞으로도 이어져 갈 것이라는 희망을 보게 되었다. 패배주의에 익숙해졌던 우리나라 역사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우리의 역사를 이제 새롭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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