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수업 - 다정 선생님의 다정 선생님 수업 시리즈
최정화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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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요리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오랜 자취생활로 요리는 생활의 한 부분이 되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혼과 동시에 요리하는 남자가 되고자 했다. 누구나 다 그랬듯이 신혼 때는 맛없는 음식도 맛있게 먹어준다. 그러나 그 시기가 지나면 정확한 맛의 평가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한 마디 던진다. ‘요리학원 좀 다녀볼래?’ 그랬다고 요리학원을 다닌 것은 아니었고 대신 요리책을 줄곧 사다 봤다. 하지만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요리는 늘 몇 가지로 한정되기 일쑤였고 오히려 같은 음식에 다른 레시피는 좀 불편하기까지 했다. 이젠 요리를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스스로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실은 용기였다. 그렇게 미적거리는 틈에 발견한 <다정 선생님의 특강수업> 책은 기회였다. 저자의 명성보다는 특강 수업이라는 글자에 혹 했다. 그리고 이 분의 요리를 배우기 위해 6개월 대기는 기본이라니 정말 제대로 요리 수업을 받게 되겠구나 생각하니 흐뭇했다.

어떤 특강수업을 해주실지 기대감을 갖고 목차를 살펴보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특강이다. 대보름절식, 중식, 도시락, 샌드위치, 김밥, 브런치, 삼계탕, 간식, 추석, 집들이, 연말 모임, 핑거푸드로 일 년에 딱 한 번만 진행되는 주제별 특강이었다. 매일 먹는 음식은 아니지만 특별한 날 이벤트 요리로 좋을 것 같다. 12가지 주제별로 나누었다고 요리 수가 적은 것은 아니다. 각 주제별로 다양한 요리가 소개되었는데 샌드위치는 무려 13가지이고 김밥은 10가지나 된다. 이렇게 보면 전체 요리 숫자는 대략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될 것이다.

특강 수업인 만큼 간단한 요리 레시피만을 소개하지 않았다. 요리의 핵심을 알려주고자 했는데 바로 메인요리에 들어가기 전 기본다지기다. 책의 서두에 소개한 다정선생님 표 기본양념장 만들기를 비롯해서 정월대보름식의 건조나물 순서와 나물용 멸치육수 만드는 법, 중식의 해산물 손질법과 닭 육수 만드는 법, 김밥에서 꼬들꼬들한 밥 짓기와 기본재료 손질법과 깔끔하게 써는 법, 삼계탕의 닭 손질 순서와 육수 내는 법 등 기본을 제대로 준비해야 짧은 시간에 미각과 시각을 만족시키는 음식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기본 다지기만 제대로 준비하고 나면 각 메인 요리는 후다닥 완성될 정도이니 무척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요리책을 볼 때에는 정말 해 보고 싶었던 요리 레시피를 먼저 펼치고는 했는데 이 책은 특강수업이었기에 그럴 수 없었다. 그리고 식재료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방법인 기본다지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 했다. 재차 강조하지만 기본다지기가 무척 중요하다. 각 주제별 음식을 보고나니 가끔 가족이 외식을 할 때 먹는 음식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자장면, 돈까스가 주가 되고 가끔 여행을 갈 때 김밥과 샌드위치가 전부였다. 이제 굳이 사다가 먹을 일이 아니게 되었다. 식탁 세팅만 잘 하면 거뜬히 외식 분위기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요리 솜씨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으면 바램이다. 아마도 특강수업을 받았으니 그리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럼 먼저 12월의 주제인 핑거푸드로 증명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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