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위로다 - 명화에서 찾은 삶의 가치, 그리고 살아갈 용기
이소영 지음 / 홍익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명화가 전시되어 있는 갤러리나 미술관을 가본적도 없고, 그림에 대한 지식이라곤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배웠던 것이 전부다. 그림을 멀리 했다기보다는 나와는 관련 없는 예술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에 명화를 소개하는 책을 접하면서 그림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짧지만 그동안의 삶에서 굴곡을 경험해서일까? 저자의 설명과 함께 본 명화에서 치유의 힘을 느끼기 시작했다. 빈센트 반 고흐, 장 프랑수아 밀레, 카스파르 프리드리히, 잭슨 폴락 등 많은 화가들의 작품을 비록 책으로 감상했지만 밀려오는 감동은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었다. 그런 감동이 아직도 가슴 깊이 남아있었는지 책 <그림은 위로다>를 보고 또다시 이끌리게 되었다.

 

살다보면 별의 별 일을 겪는 게 인생살이다. 특히 힘든 일을 겪은 날이면 어딘가에 기대고 위로 받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데 누군가 옆에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더 많다. 그럴 때마다 4가지 주제에 맞춘 총36가지 이야기로 구성된 이 책은 우리의 삶에 잔잔한 위로와 용기를 전해 줄 것 같다. 저자의 풍부한 배경지식과 그동안 겪었던 경험들을 곁들인 이야기여서 그런지 명화와 함께 한 이야기마다 모두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루브르 박물관을 사랑해서 매일 집처럼 드나들었다던 화가 루이 베르가 그린 ‘루벤스 방의 습작생’은 작품 속 여인이 열심히 모작을 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여성이 바깥 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시대에 여성들이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비쳐지고 있는데 저자는 이 그림을 통해 미술관이라는 공간의 존재 의의와 행복한 삶을 위해 배움의 시간을 보내라고 조언한다.

 

고독함의 정서를 지닌 대표적인 화가 빌헬름 함메르쇠이의 '스트란가데 거리의 햇빛이 바닥에 비치는 방'을 보면 휑하고 차가운 방처럼 보일뿐이다. 하지만 저자의 시선은 달랐다. 여백이 주는 아름다움과 긍정적인 고독을 느껴보라고 한다. 그리고 목표한 인생을 살기위해서는 고독의 시간을 독해지는 계기로 삼아야 하며 그런 때가 오면 반드시 내가 나의 편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전한다.

 

작자미상의 그림인 '책거리' 꽂혔다. 단지 책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뜻은 책과 함께 아끼는 물건이나 문구용품을 함께 그려 볼거리가 있다는 뜻으로 그림으로 보면 어색하단 느낌도 있지만 인생을 확대하는 그림이라는 저자의 해석이 그림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조선을 대표하는 현모양처인 신사임당의 '초충도'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그림이다. 학창시절 교과서에 나와 시험문제로만 외웠던 그림인데 이 책에서 만나니 신비스런 느낌마저 든다. 조선시대하면 여성의 활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때다. 그 시절에 호기심으로 곤충과 꽃을 관찰하며 탐구하여 위대한 작품을 남겼는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진정한 성공이라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던 것은 역시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했던 것이다.

 

각각의 명화마다 저자의 성찰과 깨달음이 고스란히 적혀있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의 마음과 동하고 함께 깨닫게 되며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면서 힘들었던 순간의 기억들이 모두 치유가 된다. 그리고 앞으로의 삶에 용기가 샘솟는다. 누구나 위로와 위안의 시간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이 책이 그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당신에게 그림은 어떤 의미인가요?’ 라고 묻는다면 이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치유와 위로와 용기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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