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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좋아요 있는 그대로 - 허허당 스님과 함께 내 삶의 중심 찾기
허허당 글.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4월
평점 :
5년 전 트위터에서 허허당 스님을 만났다. 초면에‘허허당이 무슨 뜻이죠?’라는 트윗을 날렸고, 스님은 바로 쪽지로 허허당은 비고 빈집이란 뜻이라고 전해왔다. 비워 사는 길, 모든 것을 버리고 산다는 뜻으로 해석했던 나는 그 당시 방황하며 쫒기는 듯 했던 삶에 회의를 느끼던 차에 이 분에게서 희망을 느꼈고, 이후로 밤늦은 시각에 허허당 스님의 글이 뜨면 열심히 읽게 되었다.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소재로 인생과 접목한 이야기와 가끔 사회적 이슈에 스님의 생각과 느낌을 그림과 시적인 글로 표현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쓰다듬어주었던 스님의 메시지는 늘 삶의 위로가 되었다. 그렇게 2년이 지나도록 스님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며 듣다보니 중심을 잃었던 나의 모습을 되찾아가게 되었고 삶의 여유까지 부리게 되었다. 이후 생활 전선에 힘쓰다 보니 한 때 마음에 상처를 입어 힘들어 했던 나를 곧추 세우게 했던 그 분의 메시지를 들을 수가 없었지만 지금 이렇게 스님이 쓴 책으로 메시지를 들을 수 있게 되다니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다.

역시 스님의 메시지는 한결 같았다. 세상 사람들의 마음먹은 생각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갔을 때 얻게 되는 상실감과 상처들을 스님 특유의 그림과 간단한 시적 표현으로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있었으며 지금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상식들을 좀 더 도덕적이고 인간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깨닫게 해 주고 있었다. 특히 삶의 중심을 잃지 말라는 조언은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다.
“내 삶의 중심이 서 있는 사람은
애써 타인에게 인정받으려 하지 않고
내 삶과 인생을 즐겁게 하는 일에 노력합니다.
자기의 중심이 바로 서면
세상도 바로 섭니다.”
짤막한 글이지만 스님의 글을 읽다보면 깊은 사유를 하게 되며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어느새 깨닫게 된다.
“행복을 구하지 않으면
불행도 없다.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그냥 살아라.
의미 없이 편안한 게
진정한 행복이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하고, 삶의 순리대로 살아야만 하는 이유를 알게 해주며 하지 말아야 할 행동까지도 어느새 마음속에 머무르게 된다.
“자신을 바로 보는 사람
자신에게 속지 않는 사람이 참 자유인이다.
그대가 만약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졌다 해도
진정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다면
무슨 소용 있으랴.”
“인간의 모습 가운데 가장 추한 것은
잘난 척하다 지친 모습이다.
겸손하라.
그것이 그대를 아름답게 한다.”

스님은 인간의 내면에 귀 기울이게 하는 말씀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만나는 것들과 자연에서 만나는 것들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적었다. 공허하고 삭막하게만 느껴지는 겨울을 겨울새, 겨울비와 같이 겨울 사랑의 예찬을 통해 스님이 머금은 생각과 감정을 조금이라도 공유할 수 있었다. 이제는 좋아하지 않았던 겨울을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겨울이 좋다.
무엇보다 다른 계절이 갖고 있지 않는
텅 빈 아름다움
소멸하는 아름다움이 있기에”
그리고 바르지 못한 세상일에도 충고의 말씀을 전한다.
“요즘 세상이 저렇게 힘들고 혼란스러운 것은 자기 똥 하나 제대로
부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람을 부리고 생각을 부리고 마음을 부리기 때문이리라.”
삶은 순리대로 살아야 하며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아야 한다는 말씀을 깊이 새겨본다. 무엇을 꼭 어떻게 살아야만 한다는 마침표가 없는 스님의 살아온 삶을 그대로 투영한 문장에서 저절로 인생의 방향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스님의 말씀은 한꺼번에 폭식을 하며 읽어서는 안 된다. 말씀을 곱씹어야 진정 말씀의 의미를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새벽녘에 일어나 스님의 말씀을 읽고 명상을 해보니 새로운 의식의 세계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여전히 스님의 메시지에서 길고 긴 울림을 느낄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