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김진섭 지음 / 용감한책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저자는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상상(Imagine)'을 정의해 놓았다. 그저 상상한 일을 소설로 표현했다는 뜻일까? 그건 소설의 기본 요소를 지켰다는 뜻일 뿐이다. 제목에서 무엇도 유추해 내지 못한 채 작가의 상상 속으로 들어가 본다.

 

소설의 주인공은 장교 출신인 보험영업사원 L과 비서로 근무했던 U 다. L은 한때 보험왕이 될 정도로 실적이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인해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기고, 본업에 소홀히 하면서 글 쓰는 작업에 매진한다. 하지만 써 놓은 작품은 어느 출판사에서도 출판제의가 들어오지 않은 채 실패만 거듭하게 된다. 그러다 같은 직장에서 아르바이트 겸 비서로 일하고 있는 U를 알게 되고, 그녀를 조심스럽게 사랑하게 된다.

 

 

서로가 호감을 갖지만 다가서지 못하는 짝사랑이다. 두 사람은 카톡의 상태메시지를 바꿔가며 그들만의 비밀 메시지로 거리를 둔 사랑을 시작한다.

 

 

 

사랑이라고 말하기엔 사랑이 아닌 것 같고, 연인이고 싶지만 그렇게 되는 것이 두려운 무엇이 늘 그들 사이를 가로막는다. 그들 사이를 가로 막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L의 상상 때문이다. 돈에서 자유롭지 못하면서 생겨난 자신의 어두운 그림자들을 없애야만 그녀에게 다가 설 수 있다는 생각이다. U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작가로서 성공해야 하고, 빚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L의 상상 때문에 다가서지 못하고 항상 U를 상상하기만 한다. 그리고 확실한 연인도 아니면서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을 한다.

 

소설은 사건들을 토막 내어 짧은 글들로 묶여져 전체의 이야기를 꾸려 나가고 있다. 자칫 이야기의 흐름이 깨질 수 있는 우려가 있었는데 L과 U의 안개가 드리워진 사랑이야기가 맥을 붙잡아 주고 있는 것 같았다. 소설의 재미는 개성 있는 캐릭터가 전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좌우하는데 이 소설에서는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그러다보니 여러 등장인물이 나타나 새로운 이야기로 전환을 시도 하지만 주목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L와 U의 사랑의 결말을 알고 싶다는 궁금증을 유발시킨 것은 성공한 것 같다. 사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소설을 단숨에 읽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L과 U의 만남을 예상하며 소설의 끝을 내줘서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나중에 에필로그를 읽고 나서 이 소설이 작가의 삶을 반영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소설도 다른 출판사에서 계약해 주지 않아 직접 제작과 출판을 했다는 사실도 말이다.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소설의 주인공 L이 작가를 대변한 거라면 작가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당당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라고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유명작가의 글에 비해 부족한 면도 보이지만 두 연인의 사랑이야기에 강한 끌림이 있었고, 작가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세상에 자신의 글을 보여주고자 했던 저자의 당당함이 무척 인상 깊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