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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
김태환 지음 / 밥북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대학시절만 빼고는 결혼 전까지 시골 부모님과 살았다. 취업을 했어도 5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자동차로 출퇴근을 했다. 도시와 너무 동떨어진 시골이 아니라서 가능했던 일이다. 매일 산이 주는 상쾌한 공기를 마시고 자연이 주는 멋있는 경치를 바라보며 출근하는 기분은 그곳에 살아봐야 안다. 주말이면 등산도 하고 저녁이면 고향 친구나 부모님과 야생에서 삼겹살에 술잔을 기울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런 곳을 놔두고 결혼을 한 후에는 줄곧 아파트에서 살게 되었다. 처음 아파트에서 살았을 때 느낌은 모든 게 낯설었다. 먼저 좁은 네모난 집이 답답했고, 새벽까지 들리는 지하주차장 진입 벨소리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으며 낮에는 낯선 사람들의 문 두드리는 소리에 심장 두근거리는 경험을 해야 했다.
그렇게 8년을 살았다. 그동안 한 번의 이사를 하면서 아파트 생활이 많이 익숙해졌지만 주말마다 고향 시골집을 다녀오면 그곳으로 향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굳이 그곳이 아니더라도 산과 밭과 개울이 있는 곳에서 살고 싶었다. 자꾸만 그곳으로 나의 더듬이는 향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그곳으로 향하리라 마음먹고 도시생활을 하면서 귀촌과 귀농에 관련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귀농도 생각해 봤지만 나에겐 적합하지 않을 것 같아 작은 텃밭을 일굴 생각을 갖고 귀촌으로 마음을 먹었다. 그 후로 귀촌이란 단어만 보여도 나의 더듬이는 발동을 했다. 이번 소설 <귀촌>도 그래서였다. 특히 저자가 직접 귀촌의 과정을 소설로 풀어냈다고 하니 간접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읽어보고 싶었다.
사실 흥미진진한 귀촌이야기 일거라 생각했다. 당연히 그래야만 했었다. 그래야 나의 귀촌일정에 더욱 불을 지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참 답답했다. 땅을 사는 것부터 문제가 생겼다. 집터로 허가 날 수 없는 땅을 산 것이다. 그러니 준공검사를 받는 일도 어려웠을 것이고, 일마다 쉽게 지나가는 법이 없다. 우여곡절을 겪어가며 집터로 만들어 놓긴 했는데 이번엔 집은 짓는 문제가 쉽지 않다. 직영공사를 할 것인가, 업체에 맡길 것인가의 문제에서 갈등을 겪는다. 업체에 잘못 맡겼다가는 억대가 넘어가는 집짓기에 행여 돈을 까먹을까봐 전전긍긍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애가 탔다. 아마 나도 저런 상황이었다면 분명 그랬을 테다. 그렇게 애태우던 과정들은 세월과 함께 흘러가고 그 이후로는 다행히 순조로운 일상들의 연속이었다. 광나무로 울타리를 만들고, 얻어온 보도블록을 마당에 깔고, 돌담도 쌓고, 각종 화초들도 심어 제법 멋들어진 전원주택을 완성하였다. 비로소 나의 마음도 평화가 찾아왔다.
주인공의 집짓기의 모습들은 고전분투 그 자체였다. 일반적인 귀촌이나 귀농의 책에서는 다루지 않는 새로운 면을 보여주었다. 귀촌과 귀농의 과정이 어떤 절차에 의해 이루어지는 과정일지라도 갑자기 생겨나는 변수에 대한 대비를 잘 하지 못할 수 있는데 이 책은 그런 과정을 잘 보여줬다. 또한 집을 꾸미는 과정에서도 경험이 바탕이 된 알짜 정보들을 담아내어 도움을 주고자 했다.
저자의 귀촌과정을 담은 소설이라서인지 그의 감정들이 여과 없이 드러나 함께 감정의 기복을 느꼈다. 처음엔 실패할 뻔 했던 그의 정착스토리가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나중에는 귀촌을 하게 되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이야기로 들려 오히려 도움이 많은 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동안 귀촌에 대해 여유로움과 행복감만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 과정을 생각하게 되었다. 주인공이 겪었던 많은 일들을 곱씹으면서 귀촌의 계획을 잘 세워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