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달리다 - 꿈을 향해 떠난 지훈아울의 첫 번째 로드 트립 이야기
양지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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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무모하지만 용기만큼은 인정한다. 그리고 동시에 나와의 비교대상이 되어 버리는 주인공들에게 시샘을 보낸다. 내가 선뜻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들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그들은 용기를 내어 시도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꿈을 향해 떠난 저자의 미국 대륙 로드 트립 이야기도 조금은 그런 마음이 없잖아 있었다.

 

가끔 길게 뻗은 자동차 전용도로나 고속도로를 달릴 때 자동차의 크루즈 기능을 쓰고 엑셀레이터에서 발을 떼고 달리곤 한다. 우리나라 영토 넓이와 지형 특성상 긴 시간 곧게 뻗은 도로를 달릴 수는 없지만 잠시나마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을 만끽하기 위해서다. 그 시간만큼은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고, 나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자연과 사물을 스치면서 갖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나와의 대면인 것이다. 저자도 그랬을 것이다. 50일간의 광활한 미국 대륙을 자동차로 달리면서 로드 트립을 하고자 했던 이유가 말이다.

 

대학 시절 아카펠라라는 장르를 들고 나타난 그룹이 있었다. 반주도 없이 목소리로만 내는 화음이 오감을 자극했다. 이 책의 저자는 그 시절 혜성처럼 나타난 아카펠라 그룹인 인공위성의 멤버였다. 그러고 보니 저자는 나와 비슷한 연배인 것 같다. 중년의 나이에 탄탄한 직장을 떠나 새롭게 뮤지션의 삶으로 탈바꿈한 그에게 시샘을 내려놓고 무엇을 배워야 할까? 편하게 독서를 하고 싶었는데 자꾸만 저자의 새로운 삶과 꿈이라는 단어에 마음이 쓰인다.

 

미국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 본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얼마나 큰 땅인지 가늠도 잘 안 된다. 그런 미국 대륙을 저자는 한 번쯤 이루고 싶었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로드 트립을 결정했다. 5개의 루트를 만들고 여행 계획을 세워 운전 동반자와 함께 여행을 시작한다. 내 기억의 미국은 막연하게 정치적으로 동맹국 관계의 나라일 뿐 아름다운 나라인지는 머릿속에 그려져 있지 않다. 그런데 영화대사와 팝 가사가 어우러진 지극히 주관적인 저자의 글과 사진들은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꾸어 놓았다. LA를 출발하여 달라스와 아틀란타를 경유하여 뉴욕과 시애틀에 이르기까지 그 도시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색깔과 자연환경이 주는 색깔이 어우러져 은은한 분위기와 동시에 생동감을 내뿜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에 편승해 주로 문화적인 코드에 맞춘 간략한 도시 소개는 각 도시를 세세하게 알고 싶은 욕구를 심어 주었다. 여행의 여정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어쩌면 로드 트립 자체가 순조로운 여행은 아닐 것이다. 폭설과 같은 자연적인 변수와 틀어지는 약속들과 같은 인위적인 변수들로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그렇지만 그런 상황에도 휘둘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극복해 나가는 저자의 모습에서 오히려 교훈을 얻기도 하였다.

 

자신이 이루고 싶었던 꿈들 중 하나였고, 자신의 음악을 미국에 알리기 위해 떠난 미국 일주는 저자의 삶을 반영하고 있다. 뮤지션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찾아 온 먼 이국 땅 미국에서 부의 가치로 성공보다는 남에게 들려주기 위한 대중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그의 삶을 말이다. 다행히 로드 트립을 통해 미국 각처에 저자의 CD가 뿌려졌고 그가 이루고 싶었던 또 하나의 꿈이 실현되었다. 저자의 로드 트립은 여행 그 이상의 의미를 남겨 주었다. 평생 행복할 수 있는 삶이란 무엇이고 행복을 얻기 위해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저자의 여행길을 따라가다 보면 알아차리게 된다. 독서 하는 동안 설레임 그 자체였다. 당장은 큰 계획처럼 보이고 실현 가능한 일일지 장담할 수 없는 미국 로드 트립이었지만 내 삶의 한 부분에 여지를 남겨 놓았으니 말이다.

 

“성공 자체를 좇기보다는 몇 번이고 실패하더라도 굴하지 않고, 그 일을 하는 과정을 즐기며, 스스로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그 일을 잘할 수 있게 될 때까지 계속해서 해보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 행복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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