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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차원으로 가는 문 - Golden Time
이주희 지음 / 매직하우스 / 2014년 8월
평점 :
약자에 대한 보호가 허술하고 권력을 가진 자가 멋대로 판을 치는 대한민국 사회는 많은 문제에 산재해 있다. 세월호 사건만 보더라도 가진 자들의 비리로 얼룩져 그 파장이 엄청나게 컸음에도 후속조치는 피해자의 맘처럼 진행되지 않았고 상처만 곪게 만들었다. 그들을 대하는 정부 관료의 태도가 엉망인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마음으로 다가가지 않고 오직 형식상으로만 대하는 그들의 모습에 대한민국 국민들은 분개하였다. 이런 상황에 저자도 아직도 끝나지 않는 세월호의 사건을 그냥 세월에 맡기기엔 억울함이 남았나 보다. 상처가 깊은 주인공 주희를 등장시켜 병폐가 만연한 대한민국의 모습을 소설로 표현하고자 했으니 말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에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하지만 사건을 덮어버리는 엄마. 또 다시 고등학교 때에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하지만 주인공 주희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결국 죽음을 선택하고 4층에서 몸을 던진다. 하지만 자신에게도 골든타임이 존재했는지 그녀는 살아났다. 코마에서 깨어나 의식을 찾았고, 재활훈련을 통해서 한없이 고립되었던 자신을 찾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서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재영이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재영이는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있는 말기암 환자다. 그저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삶을 살고 있는데 주희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되면서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생명에 대해 가슴 아파 한다. 그렇게 그들은 간절한 사랑을 하며 지내다가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드디어 2014년 4월 15일 제주도로 떠나는 그네호를 탄다. 출발시간이 지연되었지만 형형색색의 불꽃놀이를 보았고 수학여행을 떠나는 고등학생들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도착시간이 지연된다는 방송과 함께 배는 균형을 읽기 시작한다. 그리고 또 다시 안내방송이 시작된다.
“승객여러분께 알려 드립니다. 배 안에 구비되어 있는 구명조끼를 착용하시고 모두들 제자리에 가만히 있으십시오. 움직이면 위험하오니 승객 여러분 모두들 구명조끼를 입고 자리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안내방송 직후 선장과 선원들은 줄을 이어 밖으로 나갔고, 일부 탈출을 시도했던 승객과 학생들은 목숨을 구했지만 안내방송에 따라 탈출을 하지 않은 고등학생과 일반 승객들은 희생자가 되어 버렸다. 재영이는 주희를 구하고 자신은 또 다른 승객들을 구하러 배 안으로 들어가서 영영 나오지 못한다.
소설은 재영이를 기다리는 주희를 통해 다른 사망자 및 실종자 가족의 아픔을 그대로 표현하였고 진도 팽목항에서 있었던 정부 관료들의 어이없는 모습과 거짓으로 사건을 조작하는 행위 등을 그려내고 있다. 책임지고 구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 대통령, 의료용 탁자에 놓은 컵라면을 불어 먹는 교육부 장관, 에어 포켓의 진실 등 그동안 방송에서 봐왔던 장면들을 저자는 다시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돈 때문에 원인이 되어 대형 사고가 나고 안전 불감증에 중독된 대한민국을 꼬집고자 했던 저자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화려한 문체보단 꾸밈없이 순수함을 유지하며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한 저자의 글은 아픔을 더욱 아프게 슬픔을 더욱 슬프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세월호 사건. 아픔을 견디고 있는 그분들에게 이 소설이 조금은 희망이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