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
김태진 지음 / 푸른향기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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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전주시와 김제시 경계에 우뚝 서있는 793m 높이의 모악산은 주변으로 김제평야와 만경평야가 펼쳐져있고, 구이저수지와 금평저수지가 만들어진 물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모악산은 학창시절 모악의 정기를 받아야 한다며 극기 훈련 때마다 오르게 되었고 성인이 되었을 때에도 지인들과 자주 오르내리던 산으로 정상에 오르면 전주 시내가 내려다보이고 더 멀리 굽이굽이 펼쳐져 있는 산까지 모두 모악산 아래 있어 멋진 경치를 볼 수 있다. 소설 <모악산>은 이러한 모악산을 상징적인 배경으로 하여 모악산의 기운을 받은 전주 사대부들이 조선왕조가 붕괴되는 시점에서 긴 어둠의 터널을 걷듯 슬프고 아픈 그들의 삶을 그렸다.

 

액자소설인 <갑오국>을 끼어 넣어 전주 사대부의 삶을, 본 소설에서는 전주사대부 후예들의 삶을 그렸는데 소설의 주인공인 소년 금아를 중심으로 해방직후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 인공치하에서 지주가 매를 맞는 등 조선시대였다면 감히 상상도 못할 상황들이 조선왕조의 마감과 함께 평민으로 전략해 버린 전주사대부 후예들의 암담하고 절망스런 모습을 자세하게 표현하였다. 특히 소설에서는 김 참판과 이 진사라는 두 출중한 가문을 중심으로 시대의 풍랑 속을 헤매는 후예들의 삶을 그렸는데 결국에는 격랑의 시대에 두 가문은 무너지게 되지만 한편 삶을 위해서 몸부림치는 그들의 모습과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가족과의 유대감과 핏줄의 끈끈함을 엿볼 수 있다.

 

소설은 철부지 아홉 살 소년 금아의 모습에서 질통꾼을 하면서 어엿한 장남 노릇을 하고자 하는 모습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서 사대부 후예들의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많은 장면들이 눈앞에 아른거리지만 소설의 후반에서 금아가 다시 공부하게 되면서 누나와 풍금을 치며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전쟁이후 단 한 번도 불러보지 못할 만큼의 금아의 파란만장한 삶을 대변하는 장면으로 눈시울이 붉혀졌다.

 

전주의 효자동이라는 이름이 유래된 문화재 효자비각이 사정상 임실로 옮겨지게 되었는데 저자는 효자비각이 제자리를 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기획했다고 한다. 개발을 이유로 문화재의 본뜻과 달리 엉뚱한 곳으로 옮겨 버린 나라의 행정이 어처구니없지만 이제라도 점잖은 양반문화가 융성했던 전주에 효자비각을 제자리에 세워 놓고 전주시의 긍지를 살렸으면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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