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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 세계의 역사와 지도를 바꾼 물고기의 일대기
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의 역사와 지도를 바꾼 물고기의 일대기”
책 표지의 부제를 보고 우리나라에서 서민의 생선이라 불리는 명태와 비슷한 대구가 천년의 세월동안 세계의 역사와 지도를 바꿨다는 사실에 매우 놀라웠습니다. 그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생선이었을 뿐인데 말이죠. 작가 마크 쿨란스키는 매우 특별한 생각과 시각과 열정을 가진 사람인 모양입니다. 7년간 대구의 생태에서 요리법까지 대구의 모든 것을 조사하여 ‘세계의 역사와 지도는 대구 어장을 따라 변해왔다’는 프레임으로 새로운 세계사를 펼친 것을 보면 말입니다.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대구는 10개 과(科)에 걸쳐 200개 이상의 종으로 분류되고 대부분 북대서양에서 서식하고 있습니다. 많은 종이 있지만 상업적으로 쓰일만한 대구목은 ‘대서양대구, 해덕대구, 폴락대구, 파이팅대구, 헤이크대구, 태평양대구’ 이며, 이 책에서의 주인공은 바로 ‘대서양대구’입니다. 특징을 살펴보면 입을 벌리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우습기는 하지만 잡식성이라서 무엇이든 먹어치웁니다. 뱃속에서 어린 대구를 포함해서 종이컵까지 발견되었다고 하니 증명을 한 셈이죠. 그러다보니 잡기도 무척 쉬웠다고 합니다. 또한 다산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자료를 보면 중간 크기의 대구에서 938만 4000개나 발견했다고 하니 지금이야 부족하지만 과거에는 개체수가 풍부했을 거라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구의 서식지는 따뜻한 해류와 차가운 해류가 만나는 지점에 모여든 해양 생물을 먹기 때문에 대륙붕이라는 얕은 바다에 살고 있는데 위치로는 북대서양에 있는 뉴펀들랜드에서 뉴잉글랜드 남부 지역에 이르는 ‘뱅크’라고 불리는 영역에서 주로 서식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만류의 물이 북극권 그린란드의 해류와 만나는 북아메리카의 여러 뱅크가 대구의 밀도가 최고로 높은 곳입니다.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대구중에서 몸짓이 크고, 맛도 담백하고 좋은 대서양대구는 오래전부터 인간들 사이에서 그냥 생선이라 불리 울만큼 인기가 많았습니다. 이런 인기는 바이킹들이 살았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미 그들은 대구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았기 때문에 말린 대구를 주식으로 멀고도 황량한 바다를 항해하여 새로운 대륙에 도착할 수 있었고, 바스크인은 말린 생선보다 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인 소금에 절여 바이킹 보다 더 멀리까지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바스크인은 이 덕분에 대구가 서식하고 있는 지금의 뱅크를 발견하여 대량의 대구를 잡게 되었고 결국 국제적인 규모의 시장을 개척하여 많은 돈을 벌게 됩니다. 이후 17세기에는 대항해시대가 열렸는데 영국의 항해가 고스널드는 뉴잉글랜드 부근의 케이프 코드라는 곳에 대구가 들끓는다고 소개를 하였고 북아메리카 최초의 식민지를 건설한 영국의 존 스미스 대위는 이곳에서 큰돈을 벌게 됩니다. 이런 성공담에 나그네들(청교도인)은 대구를 잡아 부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정착하게 되면서 뉴잉글랜드는 점차 상업세력으로 부상하게 됩니다. 18세기에 이르러 식민지였던 뉴잉글랜드는 국제적인 상업세력으로 격상되면서 대구 귀족이 탄생합니다. 미국 주화에도 대구가 새겨져 있고 노예를 구매하고 대금을 지불하는 방법으로도 사용되었던 대구는 인간들에게 부를 가져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되자 영국은 식민지를 다스리기 위해 물품에 세금을 매기게 되고 대구무역을 제한하기에 이르는데 결국 이 조치는 미국의 독립전쟁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대구를 잡는 어업의 방식도 많은 발전을 거듭하였습니다. 낚시를 통해 잡던 방식에서 도리보트를 타며 주낙을 던져 잡았고 산업혁명이후 트롤선이 등장하였는데 이 배는 대구를 대량으로 잡을 수 있는 배로서 전쟁 시에는 무기를 장착하여 사용할 수 있게 개조도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참전국들이 전쟁에 사용하고자 트롤선을 징발하게 되었고 이 때 아이슬란드는 독점적으로 대구를 잡아들이게 되었으며 어업국가로 위상을 떨치게 됩니다. 이후 영국과 어업권을 둘러싸고 3차에 걸쳐 대구 전쟁이 일어나지만 결국 유럽경제공동체가 200마일 영해를 선언함으로 아이슬란드의 손을 들어주게 되고 이 계기로 대부분의 어업국가가 200마일 영해를 선언함으로서 새롭게 해양법이 바뀌는 계기가 됩니다.

[주낙을 이용한 방법과 트롤선]
“캐나다에서든 미국에서든, 아니면 다른 어디에서든 200마일 영해선 자체는 환경보호의 수단으로 도입된 것까지는 아니었으며 단지 자국의 어업에 대한 보호주의적 수단에 불과했다.”
“우선 어획량이 늘어난 것은 물고기가 풍부해서가 아니라 현대식 트롤선 선단이 워낙 효율적이기 때문이었다.”
자국의 경제권만 생각하고 정한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독점권을 행사하며 저인망 어선으로 많은 대구를 잡아들였고, 급속 냉동 공정의 개발과 튀김용 생선 토막이 상업적 성공을 거두면서 대구는 더욱더 남획이 되어 갔습니다. 이제는 한 때 캐벗의 선원들이 바구니로 대구를 퍼 올렸다는 대구가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습니다. 뒤늦게 북부의 대구 어족에 대한 조업 금지 조치가 내려졌지만 이는 3만 명의 실업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2014년 현재 캐나다의 그랜드뱅크스 조업 금지 조치가 2026년까지로 연장되었다고 합니다. 인간의 욕심 때문에 자연의 회복은 너무나도 더딥니다. 대서양대구 대신 왕눈폴락대구(명태)가 대체 어종으로 인기가 있긴 하지만 이 또한 인간들의 욕심을 조절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책의 중간 중간 그리고 마지막에 첨부한 중세에서 현재까지 맛깔스러운 대구 요리법의 소개와 대구를 통해서 바라본 세계사의 흐름이 신기하고 흥미로웠지만 인간에 의해 생태계가 파괴되는 모습에 마냥 그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만은 없었습니다. 대구가 사라져 버린 것처럼 다른 생물들도 바다에서 사라져 버릴지 모를 걱정도 듭니다. 지금도 종종 자연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텅 빈 바다가 보기 싫다면 이제부터라도 수확물이 아닌 보호해야 할 생명체로 인식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