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술래
김선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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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 놀이에서 술래가 되면 숨어있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는데 책 제목에서부터 이 놀이가 연상이 된다. 선뜻 생각이 났지만 숨바꼭질 술래와 주인공 술래는 소설에서 연관성을 가진다. 술래 아빠는 숨바꼭질에서 술래는 특별한 사람으로서 잘 안 들리는 소리나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은 마음에 술래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술래는 희망이 없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서 특별함을 선사하고자 했던 것인가?


2년 만에 집에 돌아온 술래와 북에서 탈출한 소년 영복이의 이야기와 곧 철거가 될 집에서 혼자 사는 노인 박필순과 그의 집 담을 넘어 들어온 노인 광식이 와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되는 소설이다. 소설의 시작은 그리 특별하지 않은 사회적 약자로 그려지는 주인공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였지만 중반으로 갈수록 그들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로 짓눌린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가슴 아프게 그려나가고 있다. 8살 때 유괴범에 의해 죽음을 당한 술래는 2년이 지난 후에 아빠의 곁으로 돌아와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엄마를 찾아 나서고, 동생과 엄마를 잃고 남쪽으로 온 아이 영복이는 고향 산천을 떠나면서 기억을 버릴 정도로 상처가 많은 아이다. 베트남 전쟁에서 두 소녀를 죽이게 되면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노인 박필순은 죽은 사람처럼 살아가게 되고, 빚 때문에 딸을 잃은 광식이는 자신마저 죽음을 겪게 된다. 죽은 자와 산자가 뒤섞인 이야기들이 비현실적이어서 간혹 이야기의 흐름을 어지럽게 하긴 했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두 이야기는 서로의 상처를 보여주면서 서로 평행선을 달리 줄 알았는데 죽었지만 살아있는 술래와 살아 있지만 죽은 것과 같은 삶을 살아가는 박필순 할아버지의 만남으로 이야기는 중반부에 가서 하나로 합쳐진다.


희망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주인공들은 과거의 잊고 싶은 기억을 아프지만 서로에 의해서 돌아보게 되었고 서로의 비밀을 들어주면서 특별한 존재가 되어간다. 그리고 술래는 엄마의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박필순 노인은 글쓰기를 통해서 희망을 버리지 않았기에 희망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삶보다는 죽음의 무게에 쏠린 무거운 분위기의 소설이었지만 이야기 진행과정에 삶에 대한 희망의 변화를 갖게 되는 주인공들의 모습들이 반가웠고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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