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로 프로젝트 ㅣ 프로젝트 3부작
다비드 카라 지음, 허지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나치의 생체실험과 다국적 컨소시엄의 음모를 파헤친 전작 <블레이베르크 프로젝트>에 이어 이번에는 2차 세계대전의 만행의 두 번째 사건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 <마루타>가 탄생한 배경인 일본 731부대 생체실험의 비극을 그린 <시로 프로젝트>가 출간되었다. 요즘 시대에 인간이라면 상상도 못할 비극적인 역사를 액션과 스릴을 가미해 흥미를 갖게 해줌과 동시에 비인간적인 일본인의 행위에 대한 윤리적인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게 한 소설이다.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인류를 더 발달한 종으로 변화시키겠다는 미친 과학자 블레이베르크의 실험대상 이었고 지금은 모사드 요원인 에이탄. 그는 블레이베르크 프로젝트를 마치고 체코와 러시아에 발생한 의문의 생화학 테러 사건에 뛰어든다. 멘토인 엘리의 납치사건으로 제약 회사라는 미명하에 비밀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컨소시엄과의 협력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서 그는 생화학 테러를 감행한 집단을 파헤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러던 중 체코에서 발생한 테러의 단서 중 표의문자를 해석하고 보니 2차 세계대전 중 대규모 생물학 무기 프로그램을 개발을 위해 생체 실험을 감행한 731 부대의 통솔자 이시이 시로와의 연관성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자의 이념을 이어받아 누군가가 컨소시엄 연구소에서 배양 세균주를 훔쳐 테러를 감행했을 거라는 생각을 갖고 일본으로 건너간다. 그곳에서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추적을 하던 중 테러리스트의 존재가 서서히 들어나는데...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허구였지만 바탕에 깔려진 역사의 흔적들은 모두 사실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서 역사적인 사실들을 묘사하는 장면은 울분과 격한 감정을 뒤섞이게 한다.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면 이시이 시로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범처리가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가 생체실험을 통해 얻은 방대한 연구 자료를 미국이 탐을 내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어렸을 때부터 존경을 해왔던 전범 재판 총 책임자 맥아더 장군이 이시이 시로를 살린 것이다. 그리하여 동상 실험, 매독실험, 인공 낙태실험 등 글로 쓰면서도 속이 메스껍고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만행을 저지른 이시이 시로는 미국의 도움으로 엄청난 부와 오랜 생명력을 유지하며 역사적인 인물이 되었다는 것이다. 참 맥 빠지는 일이다.
이런 역사적인 배경을 가지고 전개되는 소설 속에서 테러의 원인은 731부대 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한 히로즈카 신지가 양심의 가책을 느껴 비인간적인 행위를 명령한 이시이 시로의 만행을 알리고자 했지만 누구도 그에게 관심을 갖지 않은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를 표시하기 위한 행위였다. 인간에게 생체 실험을 한 비윤리적인 일임에도 자국의 이익 때문에 법의 절차를 무시했던 강대국들의 힘의 논리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가벼운 액션 영화와 같은 분위기가 나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역할들이 단순하고 심리적인 요소가 빠져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역사의 진실을 찾아가는 동안 몰입하며 읽게 된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