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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
촉니 린포체 & 에릭 스완슨 지음, 이재석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마음자세인 하심(下心)은 불교에서 스님들이 당연히 해야 할 마음공부이다. 그런 마음공부를 위해 찾아간 것은 아니지만 복잡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템플 스테이를 신청하여 찾아간 절에서 들었던 스님의 말씀 중 ‘하심’은 길고 긴 울림이었다. 그런 울림이 지금까지 내 마음속에 잔재했었는지 책의 표지를 보자마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에 크게 써져 있는 ‘하심’ 그 글귀를 보자 차분해지고 경건해진다. <하심>은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인 촉니 린포체의 수행경험과 수행법을 전하고 있는 책이다. 촉니 린포테의 삶은 흥미롭다. 어느날 갑자기 전설적인 스승의 환생자로 지목 받았지만 승려계율을 벗어던져 불명예스런 승려가 되더니 몇 년 뒤에는 세계적인 영적 스승이 되어 있다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에 어린 나이부터 시작한 수행 생활을 어떻게 버텨내고 지도자로의 삶을 수행할 수 있었는지 그의 수행법이 무척 궁금했다. 한편으로는 정말 특별한 수행법을 배워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인간으로서 마음을 다루는 능숙한 장인이 되려면
인간 존재가 타고난 마음의 본성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나 책에서의 촉니 린포체의 수행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부터 시작된다. 유리 다리를 건너야 하는 상황에서 갖게 된 두려움을 보고 자신이 왜 이런 감정을 가져야 하는지 마음속을 들여다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인간은 과거의 경험과 기억으로 현 상황을 제어하는 일종의 패턴을 갖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패턴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결국 자기 자신의 마음을 열게 되고 내면에 있는 ‘참본성’ 을 만나게 된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참본성은 삶에서 겪은 상처에 가려져 있지만 참본성을 깨우칠 수 있는 힘을 기른다면 촉니 린포체가 겪었던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고 나아가 타인을 조건 없이 사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고 한다.
“불교의 명상 수련은 궁극적으로 참본성과 다시 연결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책은 줄곧 인간의 근원적이고 뿌리와 같은 ‘참본성’을 찾는 방법을 전하고 있는데 어쩌면 이것이 깨달음의 한 방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가져보지 않은 아니 느껴보지 않은 참본성을 티베트 불교의 가르침에서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지만 소개하고 있는 명상수행의 방법을 따라 해보면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존재의 핵심이며 보리심의 핵심인 명료성과 지혜를 체험하고, 마음의 본성이 지닌 공을 경험하기 위한 마음챙김 명상과 시네 명상 그리고 어느 장소에서든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꽃병호흡법을 챙겨서 실천한다면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을 관대하게 볼 수 있는 시야가 생길 것 같다. 앞으로 티베트 불교의 지혜와 정신을 통해 놀라운 변화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