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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1
휴 하위 지음, 이수현 옮김 / 시공사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자비를 들여 전자책으로 출간한 짧은 단편소설이 인기를 얻게 되고, 독자들의 요구에 후속작을 쓰게 되어 장편소설 <울>을 탄생시켰다. 이어 <울>은 아마존과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되고, 스콧 감독에 의해 영화화가 결정되면서 저자 휴 하위는 서점 직원에서 헐리우드 베스트셀러 작가로 변모하게 된다. 그만큼 소설의 구성이 탄탄하여 많은 독자들이 그 안에 빠져들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사일로’ 라는 한정된 공간이지만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해 주었고 무엇보다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이 이 소설의 매력이었다.
지구의 대기는 독소로 가득 차 있고 지상은 황폐해져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렸다. 유일하게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곳은 땅속 깊이 나선형 계단으로 이어진 144층의 거대한 사일로뿐이다. 사일로가 언제부터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모른 채 이 안에서 전신을 보내는 비용, 층과 층 사이의 간격, 하나뿐인 데다가 좁은 계단, 직업마다 다른 작업복 색깔, 사일로를 구별해 놓은 것, 치밀한 인구 조절과 같은 엄격한 규칙과 통제 속에서 사람들은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다. 만약 이런 규칙에 의문을 품은 자들이 생긴다면 청소형에 처해져 지상으로 추방되어 스크린 렌즈를 청소한 후 지상의 독소에 질식해 죽어가게 된다. 그런데 보안관 홀스턴의 아내 앨리슨이 의문을 품고 청소형을 자청하게 되고 뭔가 비밀을 안은 채 죽어간 아내를 따라 홀스턴도 청소형을 자청하게 되면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보안관의 죽음으로 부보안관 만스와 줄스 시장은 새로운 보안관을 뽑기 위해 후보자를 거론하다가 기계부에서 일하는 줄리엣을 만나 설득시켜 보안관의 자리에 앉힌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누군가 줄스 시장을 살해하고 만스 부보안관 마저 자살을 하게 되면서 상황은 전혀 예기치 않게 흘러간다. 이에 줄리엣은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과거의 자료를 검색하게 되면서 점점 사일로 안에서의 비밀을 알아가게 되는데....
소설의 도입부에서부터 이야기의 흐름을 예상하며 읽게 되었다. 아니 자동으로 예상하게 된다. 하지만 소설은 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반전의 반전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결국은 책을 전부 다 읽고 나서야 비로소 이야기의 실마리가 풀어지는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이 들었다. 새로운 사건의 전환 때마다 나타나는 새로운 등장인물들은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면서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사라지지 않고 나타나 하나의 큰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데 이것 또한 이 소설의 묘미인 것 같다.
사일로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그려진 이야기가 답답한 면도 있었지만 그런 공간이어야만 진실을 알고자 하는 인간의 심리와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더 잘 표현되리라 생각이 들었다. 흥미와 재미만을 위해 쓰여진 다른 SF 소설과는 달리 폐쇄적인 사일로 안에서 내가 살아간다면 이런 상황에 내가 놓여 있다면 어땠을까? 하는 진지한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인간의 본능과 같은 욕망과 야욕의 심리를 리얼하게 표현한 소설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선형의 계단을 수도 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며 멀미가 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이야기에 흠뻑 빠져든 소설이었다.